3박4일 중국 국빈방문

“역지사지 지혜 필요” 강조
정상회담 ‘사드 폭발’ 우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 국빈 방문길에 올랐다.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아 취임 후 처음으로 방중하는 문 대통령 앞에는 양국 관계 정상화와 함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해소, 북핵 공조, 경제 협력 등 산적한 과제가 놓여 있다. 특히 사드 문제의 경우 양국 정상회담 사전 협의 과정에서 현격한 견해차를 보여 문 대통령 방중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이번 방중의 하이라이트는 14일 이뤄지는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이지만 양국은 사드에 대한 입장 차이로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않는 것은 물론, 공동기자회견도 하지 않기로 했다. 더구나 청와대는 11일 공동성명보다 격이 낮은 ‘공동언론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마저도 하루 뒤 양국이 별도로 진행하는 ‘언론발표’로 수정했다.

우리 측이 ‘사드 봉인’으로 표현한 ‘10·31 협의’ 이후에도 중국 측의 사드 언급이 계속되면서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시 주석이 관련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어지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와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 천민얼(陳敏爾) 충칭(重慶)시 당서기와의 만남에서도 3불(사드 추가 도입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불참, 한·미·일 군사동맹 발전 차단) 이행에 대한 압박을 받는다면 사드 문제는 문 대통령의 남은 임기 내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가 안보와 주권의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북핵이 제거되면 사드도 당연히 철거될 것이라는 점을 설득하는 원칙적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성남 서울공항을 떠나 중국 서우두(首都)국제공항에 도착, 재중국 한국인간담회로 공식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이어 한국 경제인들과 한·중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하고, 한·중 비즈니스포럼에서 양국 경제협력을 강조하는 연설을 한다. 14일과 15일에는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 참석, 베이징(北京)대 연설 등 일정을 소화한 뒤 충칭시로 넘어가 16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유적지와 현대자동차 제5공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