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한국수력원자력이 신한울 1호기에 설치한 APR-1400 신형 경수형 원자로. 한울원자력본부 제공

■ 핵심장비 첫 국산화 ‘신한울 原電 1호기’ 가보니…

방수펌프로 해일침수에도 안전
호기당 2350억 수입대체 효과
수명 60년…기존보다 20년길어

“신한울 1호기는 국산 신형 경수로 원전으로 같은 모델의 원전을 이미 해외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신한울 1호기는 규모 7.0 강진에도 견디는 등 안전성을 확보한 신개념 원전입니다.”

정부가 국내 탈원전·해외 원전기술 수출 정책을 펴고 있는 가운데 원전 핵심 장비인 ‘신형 경수로(APR-1400)’ 원전 모델인 신한울 원전 1호기가 13일 공개됐다. APR-1400은 출력 1400MW 원전으로 신고리 3·4호기부터 국내에 적용됐으며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돼 건설 중이다. 하지만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과 원자로 냉각재펌프(RCP) 등 핵심 장비를 국산화해 적용한 것은 신한울 1호기가 처음이다.

이날 오전 경북 울진군 북면 신한울 제1발전소 전망대에 오르자 거대한 원자로 격납 건물 2개가 보였다. 신한울 1·2호기로 총 공정률은 98.75%다. 1호기는 2호기보다 1년 빠른 내년 12월 상업 운전을 시작한다.

고효제 신한울 제1발전소 1호기 발전운영 총괄팀장은 “MMIS는 원전 운전·제어·감시·계측을 비롯해 비상시 안전기능 등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이고, RCP는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 사이에서 물을 순환시켜 원자로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설비”라며 “이를 적용하면 호기당 2350억 원의 수입 대체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MMIS와 RCP는 각각 2010년, 2012년 국산화했다.

신한울 1호기 내부 주제어실(MCR)에서는 직원들이 시운전을 하고 있었다. 김종래 신한울 제1발전소 소장은 “APR-1400의 내진 설계값은 한국표준형(OPR-1000) 원전의 지반가속도 0.2g(지진 규모 6.5)보다 훨씬 강화된 0.3g(지진 규모 7.0)이 적용됐다”며 “경주와 포항에서 강진이 발생해 원전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대규모 지진이 발생해도 견딜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 원전은 해일 등으로 원전이 침수돼도 전원이 상실되지 않게 방수형 배수펌프, 비상 발전기가 가동되도록 설계됐다”며 “원자로 격납 건물은 120㎝ 콘크리트에 강철판으로 덮여 있어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누출되지 않고 미사일에도 견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발전소 측은 이 원전은 해안에서 1㎞ 정도 떨어진 바다의 수심 15m에서 취수하고, 온배수 영향을 최소화해 연안 생태계도 보존할 수 있다고 밝혔다. APR-1400은 설계수명이 40년인 기존 OPR-1000 모델과 달리 60년이다. 이희선 한울원자력본부장은 “신한울 1호기는 국내 최초로 국산화한 원전이어서 건설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안전을 최우선 기치로 내걸고 원전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진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