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1일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맥도널드퀸즐랜드수영챔피언십 남자 자유형 400ｍ 직후 3위를 차지한 이호준(오른쪽부터)이 클라이드 루이스(5위), 다니엘 스미스(4위), 맥 호튼(1위), 엘리야 위닝턴(2위·이상 호주)과 함께 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직 성장기인 16세 이호준의 키가 가장 작다. 김우중 코치 제공

- 호주수영대회에서 ‘역영’ 펼친 이호준

자유형 200m 銀·400m 銅
‘리우 金’ 호튼과 대등한 경기
최연소자로 현지서 집중조명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경쟁
氣 죽지않고 많은 것 배워
근력 강화에 더 신경 쓸 것”

몸도 기량도 ‘쑥쑥’ 성장 중이다.

고교 1년생 이호준(16·영훈고)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와 대등하게 맞섰다.

이호준은 11일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17 맥도널드퀸즐랜드수영챔피언십 남자 자유형 400ｍ 결승에서 3분 50초 54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자유형 400ｍ 금메달리스트인 맥 호튼(21·호주)이 3분 49초 73으로 우승했으며, 이호준은 불과 0.81초 뒤졌다. 2위는 호주 주니어대표인 엘리야 위닝턴(17)으로 3분 50초 20다.

이호준은 10일엔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 48초 49로 위닝턴(1분 47초 96)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호준은 200m에선 호튼(1분 50초 48), 리우올림픽 계영 400ｍ와 혼계영 400ｍ 동메달리스트인 23세의 캐머런 매커보이(1분 48초 36·호주) 등 세계 정상급을 따돌렸다. 위닝턴은 지난 8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주니어선수권 자유형 200m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호준은 지난해 위닝턴이 작성했던 이 대회 16세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호준은 전지훈련을 겸해 이번 대회에 출전했으며 수영 강국 호주의 국가대표 틈바구니에서 주눅 들지 않고 역영, 경쟁력을 확인했다. 특히 이호준은 이번 대회 최연소자이기에 현지에서 집중 조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래가 촉망되기 때문이다.

이호준은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13년 동아수영대회 남자 초등부 자유형 200m에서 중등부 1위(1분 58초 59)보다 빠른 1분 57초 83으로 우승하며 주목을 받았다. 초등부 200m에서 1분 50초대가 나온 건 국내 수영 사상 처음이었다. 2014년 12월에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뉴캐슬에서 열린 레이크맥쿼리게임 12∼15세 부문 자유형 400m와 100m, 그리고 혼계영 400m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특히 자유형 400m에서는 3분 58초 75를 기록했으며, 대회 관계자들은 “호주에서 지금까지 3분대에 진입한 13세는 없었다”는 칭찬을 받았다.

고교 1학년이지만 고교 무대는 이미 평정했다. 지난 10월 열린 전국체전에선 자유형 200m와 400m, 계영 400m와 800m에서 우승하며 ‘4관왕’으로 등록됐다. 자유형 200m에선 1분 48초 88로 박태환(인천광역시청·1분 46초 23)에 2초 이상 뒤졌지만, 자유형 400m에선 3분 51초 76으로 박태환(3분 50초 89)과 차이가 거의 없었다. 지난 6월 열린 동아수영대회 고등부 자유형 400m에선 3분 51초 59로 고교, 대학, 일반부를 통틀어 가장 빨랐고 자유형 200m에서 1분 48초 20으로 박태환이 경기고 재학 시절인 2006년 작성한 대회기록 1분 49초 91을 1초 71이나 단축했다.

이호준은 기량은 물론 키도 계속 크고 있다. 핸드볼 국가대표였던 부친 이성환(44·182㎝) 씨보다 큰 184㎝다. 아직도 키가 자라고 있다. 비만 탓에 수영을 시작했고, 지금은 77㎏의 날렵한 물개가 됐다. 김우중 코치는 “내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초점을 맞춰 훈련하고 있다”면서 “여전히 성장 중이기에 체구가 좀 더 영글게 된다면 기록 단축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호준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함께 경쟁하면서 여러 가지를 배웠다”면서 “근력을 강화해 내년 아시안게임, 그리고 2020 도쿄올림픽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