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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끌림’으로 돌아온 양파
“이젠 좋은 음악 들려주고싶어”

“20주년? 자랑스럽지만 떳떳하진 않아요.”

가수 양파(본명 이은진·사진)는 자신의 지난 20년을 이렇게 평했다. 1997년 ‘애송이의 사랑’을 들고 가요계를 강타했던 ‘여고생 가수’ 양파는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숱한 히트곡을 남겼던 그가 비교적 조용한 20주년을 보낸 이유는 긴 공백 탓이다. 10주년이었던 2007년 ‘사랑, 그게 뭔데’로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이후 10년의 활동은 그리 눈에 띄지 않았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그는 20주년이 끝나가는 무렵, 신곡 ‘끌림’으로 다시금 대중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데뷔 20주년을 맞았다는 것은 자랑스럽고 감사한 일이죠. 이때쯤 성대한 공연을 열겠다는 꿈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리 떳떳하지 않아요. 아마도 공백이 길어서 그런 것 같아요. (웃으며)굳이 ‘20주년’을 얘기하면 괜히 제 나이만 들춰서 제 무덤을 파는 게 아닌가 싶어요.”

남들보다 일찍 사회 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일까? 이후 양파의 시간은 더디 갔다. 1999년 3집을 낸 후 미국 버클리음대로 유학을 떠났고 2년 후 4집을 냈다. 이후 6년의 공백 후 낸 정규 5집 ‘사랑, 그게 뭔데’로 다시금 정상을 밟았지만 또 다시 긴 침묵의 시간이 다가왔다. 간간이 드라마 OST에 참여하고 싱글 앨범을 냈지만 10년째 정규 앨범 소식은 요원하다. 그 사이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해 양파의 무뎌지지 않은 가창력을 보여준 것이 나름의 수확이었다.

“이런 상황을 보며 예전에는 남 탓을 했지만 이젠 저로 인해 비롯된 것으로 생각해요. 더 이상 음원 순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죠. 발표 직후 화제를 모으지 못해도 노래가 정말 좋으면 ‘역주행’ 현상과 같이 언제든지 대중이 찾아서 들으니까요. 그래서 1년 간은 꾸준히 진솔한 마음으로 좋은 음악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썸’, ‘외톨이야’ 등으로 유명한 김도훈 작곡가와 손잡은 양파의 선택은 재즈 느낌을 풍기는 브리티시 팝이다. 내지르는 창법 역시 한결 부드러워졌다. 은은하게 들리는 멜로디 속에 그리운 사람과의 재회를 기다리는 설렘을 담은 가사가 인상적이다. 인기를 좇기보다는 자신의 음악에 충실하려는 양파의 내면이 반영된 결과다.

“이제 굳이 유명해지고 싶지 않아요. 밖에서 대중이 못 알아보는게 오히려 편하죠. 하지만 제 음악은 좋아해 주면 좋겠어요. 가장 획득하기 어려운 꿈이겠죠? 하지만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 제 음악을 좋아해 주신 분들께 이제는 양껏 들려드리려 합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