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석탄 하려다 대륙이 ‘꽁꽁’…‘난방 전용 原電’ 시동거는 中

천연가스·전기인프라 부족한데
석탄난방금지에 ‘언 民心’ 폭발

국영원자력社, 원자로 시험가동
베이징 20만 가구에 온수 공급

1기 2474억원 … 3년이면 건설
난방만을 위한 원전 中이 처음

최근 ‘난방 대란’을 혹독하게 겪은 중국이 해결책으로 원자력발전을 통한 난방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석탄 화력발전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천연가스 화력발전보다 대기오염 물질 배출 면에서 보면 더 우수하다고 중국은 판단하고 있다.

10일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중국국영원자력회사(CNNC)는 최근 수도 베이징(北京)에서 168시간 동안 ‘얀롱’이라는 이름의 지역난방원자로(DHR·400MW)를 시험 가동해 20만 가구에 난방을 공급했다. CNNC는 최근 북동부 지역에서 난방 대란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DHR-400을 난방 공급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중국은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석탄 난방을 금지하고 대신 천연가스나 전기를 사용토록 했지만 가스 파이프 등 관련 인프라 미비와 천연가스 공급 부족 문제 등으로 북동부 지역, 특히 이 지역 농촌 가정들이 추위에 노출됐다. 격분한 주민들은 중국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행정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놀란 중국 환경부는 지난 7일 북동부 28개 도시에 대해 “일부 도시의 경우 석탄 난방을 천연가스나 전기로 대체하기로 한 애초 계획이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지역에 대해 석탄 난방을 허용한다”며 석탄 난방 금지 조치를 철회했다.

CNNC의 DHR-400 모델은 올림픽 수영장 경기장 크기의 물탱크에 원자로 노심(爐心)이 잠겨 있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한 기를 건설하는 데 3년밖에 걸리지 않고 건설 비용은 총 15억 위안(2474억 원)이다. 일반 원자력발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제작이 간단하며 저압력 원자로를 사용, 100℃ 이하의 난방을 공급하기 때문에 더 안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원자력발전을 통해 전기와 함께 난방을 제공하는 것은 러시아와 동유럽에서 일반화됐지만 난방만을 위해 원자력발전을 사용하는 것은 중국이 처음이다. CNNC 관계자는 “북동부 중국은 여전히 중앙난방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DHR가 이상적인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대기오염의 주범인 석탄을 천연가스로 바꾸는 작업이 쉽지 않은 데다가 설사 인프라를 갖춘다 해도 천연가스 대부분을 러시아 등 해외에서 들여와야 하는 만큼 원자력발전 난방을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다. 천연가스는 ‘청정 에너지’로 불릴 정도로 대기오염 물질 배출이 거의 없지만 원자력발전도 대기오염 물질 배출 면에선 천연가스를 능가한다. 리후아 중국 원자력안전위원회(NNSA) 위원장은 지난 11월 말 “DHR-400 모델은 북부 중국의 에너지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안전 문제를 의식해 CNNC에 원자력발전 운용 과정에서 철저한 관리를 요청하고 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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