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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카리나의 대가’ 日 노무라 소지로 27 ~ 28일 내한공연

韓 오케스트라와 두 곡 호흡 맞춰
33년째 숲에서 악기 만들고 연주
“곱고 청아한 음색… 자연과 닮아
관객들 마음 더 열 수 있었으면”

“오카리나는 ‘공기를 갈아 일구는 것’입니다. 오직 자연과 흙의 관계 속에서 오카리나 곡을 만들고 연주합니다. 제가 연주회에서 사용하는 오카리나는 모두 제가 직접 팬 장작에 흙을 구워 만든 것입니다”

1986년 일본 NHK TV 다큐멘터리 ‘대황하(大黃河)’에서부터 2002년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까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음악 세계를 펼쳐 온 ‘일본 오카리나 계의 대가’ 노무라 소지로(사진)가 오는 27∼28일 내한 공연을 한다.

숲에서 악기를 직접 만들고 연주하며 33년째 외길을 걸어온 노무라의 삶은 지하수처럼 청아한 음색을 자랑하는 오카리나의 세계와 닮아 있다. 단독 내한 공연으로서는 12년 만에 열리는 이번 연주회에는 400명에 이르는 한국 오카리나 오케스트라와의 대규모 협연도 예정돼 있어 오카리나의 또 다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대구 수성아트피아와 2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하는 노무라는 일본에서 오카리나를 대중화하는 데 기여한 입지전적인 인물. 1980년대 일본 TV 프로그램 ‘대황하’의 배경음악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오카리나 음색으로 풀어내면서부터 오카리나가 일본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게 됐고, 국내에도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인연으로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을 위한 공연 무대에 서기도 했던 그는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초청한 최초의 일본인 뮤지션이라는 기록도 갖고 있다.

그는 이번 연주회에서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아온 곡 ‘대황하’를 비롯해 국내에서 지난해 발표된 앨범 ‘오카리나의 숲’에 수록된 ‘천상의 기도’ 등을 들려준다. 400인조의 한국 오카리나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추는 두 곡 ‘숲으로 돌아가다’와 ‘빛은 동방으로부터’도 같은 앨범에 실린 곡이다. 하늘소리 오카리나 앙상블 등 국내 연주 단체도 공연에 참여한다.

공연 전 주고받은 이메일에서 노무라는 “오카리나는 부드러운 음색, 소박한 음색으로 전달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 연주를 공연장에서 듣게 되면 특유의 힘이 있다”며 “자연을 닮은 오카리나의 음색을 통해 관객분들의 마음이 한결 더 열릴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연주에 사용되는 오카리나는 모두 노무라 본인이 직접 만든 것. 노무라가 1975년부터 10년간 직접 틀을 빚고 흙으로 구운 오카리나가 1만여 개에 이르지만, 그중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것은 본인이 엄선한 10여 개에 불과하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사진 = 실버트레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