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GA히어로월드챌린지 첫 날

3언더 공동 8위, 선두와 3타차
7m 버디도‘쏙’… 집중력 뽐내
우즈 “오늘 결과에 만족” 자평
커리·펠프스, 우즈 복귀 축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2·미국)가 302일 만의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치러 내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복귀 가능성을 높였다.

우즈는 1일 오전(한국시간) 바하마 낫소의 알바니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이벤트대회 히어로월드챌린지(총상금 350만 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챙겼다. 우즈가 60대 타수를 남긴 건 지난해 이 대회 2라운드(65타) 이래 꼭 1년 만이다. 히어로월드챌린지엔 PGA투어 정상급 선수 18명이 출전했다.

우즈는 2016∼2017시즌 상금왕 저스틴 토머스(24·미국)와 함께 공동 8위에 랭크됐다. 6언더파 66타인 선두 토미 플리트우드(26·영국)에 3타 뒤졌다. 리키 파울러(29)와 매트 구처(39·이상 미국)가 5언더파 67타로 공동 2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33)과 2위 조던 스피스(24·이상 미국)가 4언더파 68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우즈의 공식 라운드는 지난 2월 3일 유럽프로골프투어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2라운드를 앞두고 허리통증으로 기권한 이후 10개월 만이다. 우즈는 허리부상 이후 드라이버 샷 난조로 3, 5번 우드에 의존하던 것과는 달리 이날엔 드라이버를 자주 사용했다. 우즈는 300야드 이상을 날리며 허리 통증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입증했다. 또 위기 때마다 반드시 넣어야 할 ‘클러치 퍼트’로 타수를 지켜냈다. 그러나 장기간의 공백 탓에 어프로치 샷 등 쇼트게임에서는 감각을 회복하지 못한 듯 몇 차례 실수를 연출했다.

우즈는 3번 홀(파5)에서 255야드를 남기고 2번 아이언으로 2온에 성공시킨 뒤 2퍼트로 첫 버디를 잡아냈다. 4번 홀(파4)에서는 그린 밖 6m 거리에서 까다로운 파 세이브를 챙기고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치며 포효했다. 8번 홀(파3)에서는 약 7ｍ짜리 버디 퍼트를 넣었다. 10번 홀(파4)에서는 158야드 거리에서 7번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날려 홀 3ｍ에 붙이면서 버디를 낚았다. 우즈는 특유의 집중력을 뽐냈다. 13번 홀(파4)에서는 6ｍ 거리에서 버디를 챙겼다. 14번 홀(파4)에서도 두 번째 샷을 홀 2ｍ 정도에 붙여 연속으로 버디를 낚았다.

우즈는 그러나 9번 홀(파5)에서는 그린 주변에서의 칩 샷이 둔덕을 맞고 다시 흘러내린 탓에 4온 2퍼트로 첫 보기를 범했다. 15번 홀(파5)에서는 티 샷이 우측으로 밀려 풀숲으로 보낸 뒤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고 1벌타를 받아 두 번째 보기를 범했다.

우즈는 1라운드를 마친 뒤 “필드에 나와 플레이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행복할 뿐, 어떤 기대도 하지 않았고 불안해하지도 않았다”면서 “오늘 결과에 만족하고 티샷을 날릴 때 아드레날린이 샘솟는 기분을 느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우즈가 오랜 공백 기간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었다면서 내년 PGA투어 복귀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돌아온 우즈를 미국의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 미국프로농구(NBA)의 간판스타 스테판 커리 등이 환영했다. 펠프스는 트위터를 통해 “우즈의 복귀를 보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렸다”고 밝혔다. 지난 8월 PGA투어 2부 대회에 초청을 받아 참가했던 커리 역시 트위터에 “기다림은 끝났다. 기다림은 끝났다”는 글을 올리며 우즈의 트위터를 태그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제시카 코르다는 “우즈의 골프를 다시 볼 수 있는 것보다 더 즐거운 일이 있을까”라고 반겼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