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연합 포럼서 제기

“6~40% 초과 누진세율 적용”
자산 세율체계 단순화 권고

정부가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세제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가운데 다주택자와 비사업용 토지 양도 단계에서 중과세는 조세 기본 원칙에 어긋나는 ‘차별 과세’로 폐지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부동산 조세 자체가 부동산 경기 흐름이나 정부 정책 목적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되며 재정 확보라는 기본 원칙에 충실하게 맞춰 운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지선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1일 사단법인 한국납세자연합회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부동산세제, 어디로 가야 하나’ 주제의 납세자포럼에서 앞서 공개한 발표 자료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번 포럼은 정부 부동산 세제가 부동산 정책 수단으로 적합한지와 세금이 부동산 정책 수행에 효과적인지를 분석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 교수는 “양도소득세는 처음 부동산 투기 억제 목적으로 부동산 투기억제에 관한 특별조치세법으로 제정됐다가 1974년 소득세법상 양도소득세로 흡수된 이후에도 부동산 가격 안정화 또는 투기억제를 위한 정책적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며 “다주택자와 비사업용 토지 등에 대한 중과세는 부동산 대책의 일환인데 조세의 기본원칙에 어긋나는 중과세이자 자의적 차별 과세이므로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평균 과세의 장치를 마련하는 것을 전제로, 모든 자산에 대해 6~40%의 초과 누진세율을 적용해 세율체계를 단순화할 것을 권고했다. 내년 4월부터 정부는 다주택자의 양도세를 중과하겠다는 입장이다. 재산세도 토지, 건축물, 주택에 대한 과세표준 산정을 시가표준액에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곱해 적용하나 시가와 비교해 과세표준액이 너무 낮으므로 지방세법상 재산평가 규정을 정비해 시가에 근접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