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사면초가 홍준표(오른쪽) 자유한국당 대표가 29일 여의동 당사에서 열린 당 대표·최고위원·3선의원 연석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복당파 “리더는 품격 있어야”
洪, 당직자들에 ‘막말 자제령’

복당 편의 봐준 ‘友軍’이지만
독불장군식의 ‘洪 리더십’에
親朴·중도 ‘反洪진영’ 결집땐
내달 원내대표 경선서 불리해

당내 문제와 관련해 공개 발언을 자제해 온 자유한국당 내 바른정당 출신 복당파 의원들이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막말을 비롯한 ‘독불장군’식 리더십에 쓴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홍 대표가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친박(친박근혜)계 및 중도 성향 의원들을 ‘암 덩어리’ ‘바퀴벌레’ 등 거친 표현으로 비난하면서 당 내홍이 심화하는 가운데 홍 대표의 지원군으로 분류되는 복당파 의원들까지 홍 대표의 자제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30일 한국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부 복당파 의원은 29일 ‘당 대표 및 최고위원·3선 의원 연석회의’에서 홍 대표의 최근 언행과 홍 대표 체제의 당 운영 상황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한 복당파 의원은 홍 대표의 막말 논란과 관련해 “SNS상에서 홍 대표의 막말에 대해 말이 많다”며 “리더는 품격이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또 일부는 “한국당이 여전히 변한 게 전혀 없다”며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복당파는 그동안 친홍(친홍준표)계는 아니더라도 홍 대표의 우군으로 분류돼 왔다. 이들의 복당 과정에서 홍 대표가 상당한 ‘편의’를 봐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복당파가 홍 대표의 면전에서 불만을 표출한 것은 홍 대표의 막말로 촉발된 당내 계파 갈등이 ‘반홍(반홍준표) 진영 결집’의 촉매제로 작용, 오는 12월 12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홍 대표가 친박계 등을 향해 연일 수위 높은 발언들을 쏟아내자 이주영·나경원 의원 등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것으로 평가받는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까지 나서 홍 대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불만의 목소리가 당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처럼 당내 갈등이 확전 양상으로 치닫자 홍 대표도 목소리를 낮추는 동시에 당직자들에게 ‘막말 자제령’을 내리며 수습에 나서는 모습이다. 홍 대표는 최근 주요 당직자들에게 “원내대표 선거나 원내대표 후보들에 대한 공격은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일 SNS를 활용해 친박계 등을 비판해 온 홍 대표는 지난 28일 이후에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정작 막말을 자제해야 하는 사람은 홍 대표”라는 반응도 나왔다.

장병철·이은지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