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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부터 초봄 ‘대물 시즌’
씨알 굵어지고 맛도 좋아

타우린 많아 숙취해소 효과
껍질에도 비타민 B2 많아

볶은 채소 · 두부 속 채우고
고명 얹으면 고급 찜요리로

아이도 어르신도 부담 없는
부드러운 속살 ‘건강보양식’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이 지나고 연일 추위가 몰아치는 계절에 돌입했다. 이렇게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바다는 낚시꾼에게는 또 다른 매력의 보고(寶庫)다. 거친 겨울 바다에서 대어를 낚는 손맛은 기꺼이 강추위와도 맞바꿀 정도로 짜릿하다.

수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겨울에 더 활기 넘치는 어종으로 볼락, 열기, 학꽁치, 감성돔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바닷고기의 제왕’으로 불리는 감성돔은 은빛 찬란한 자태와 늠름한 등지느러미를 가졌다. 뛰어난 민첩성과 화끈한 입질 덕분에 꾼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감성돔은 도밋과의 바닷물고기로, 참돔, 청돔, 황돔, 붉돔 등 여러 도미 가운데 가장 검은빛을 띠고 있다. 옛 문헌인 정약전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도 감성돔을 흑조(黑조)라고 표현했고, 일본에서는 ‘검은 돔’이란 뜻의 ‘구로다이’로 부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서남해 전역에서 사계절 내내 도미를 잡을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겨울부터 초봄까지가 감성돔 대물 시즌이다. 겨울이 되면 감성돔 작은 어종은 수심이 깊은 암초대에서 몸을 은신하지만 큰 어종은 먹이활동을 계속한다. 씨알이 굵고 맛도 좋은 감성돔을 좇는 강태공들은 이때를 놓치지 않는다.

도미는 특이하게 자연적으로 성전환을 하는 물고기다. 1년생의 경우 대부분 수컷이고, 이후에 암수한몸이었다가 4~5년생부터는 암수로 완전히 분리되며 암컷으로 성전환한다. 대물을 잡으면 대부분이 암컷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얼마 전 가족들과 남쪽 바다로 여행을 다녀왔다. ‘한국의 베네치아’라고 불리는 통영에 들러 중앙시장과 인근 이순신 공원을 거쳐 고향 남해 바다로 향했다. 유년시절 내내 바다를 보고 자라서인지 바다를 보면 늘 마음이 편안해진다. 특히 겨울 바다는 마음에 깊은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애틋하게 느껴져 다른 계절보다 더 찾게 된다.

어릴 적부터 바다낚시를 즐겼고, 겨울 바다의 운치를 좋아하는 탓에 겨울철 낚시는 해마다 거르는 법이 없었다. 제법 굵직한 놈들을 잡아 본 적도 많다. 이번에는 아이들과 함께 선상 감성돔 낚시에 도전했다. 감성돔은 잡아 올리는 데에 힘이 많이 필요하다. 감성돔은 청각, 후각이 무척 발달한 물고기로 알려져 있고, 실제로 굉장히 예민해 놓치기도 쉽다.

운 좋게 몇 시간도 되지 않아 제법 여러 마리 잡을 수 있었다. 신난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잡아 올린 감성돔을 살펴본다. 그중에는 길이가 30㎝는 족히 넘고 살이 올라 통통하고 꼬리는 날카롭다. 도미가 자연산인지 양식인지 구분하려면 꼬리를 보면 알 수 있다.

감성돔을 포함한 도미 생선류는 비타민 B1 함량이 높아 당질 대사를 촉진시켜 피로 해소에 좋다고 한다. 보통 물고기 껍질은 버리기 마련인데, 도미 껍질에도 비타민 B2가 풍부하므로 껍질까지 함께 먹으면 더욱 좋다. 도미에는 숙취 해소에 좋은 타우린 성분도 풍부하다. 또 도미 살 안에는 눈을 맑게 하고 노화 방지에 좋은 ‘뮤코다당류’라는 성분이 있다. 이래저래 보양식으로도 좋은 물고기다.

감성돔은 주로 회로 먹는데, 회를 뜨고 남은 머리와 뼈로 매운탕을 해먹거나 소금구이로 즐겨도 맛이 좋다. 아이들과 선상에서 매운탕 국물에 라면 사리를 넣어 먹으니 그 또한 별미가 따로 없다. 감성돔은 튀김, 조림, 국 등 어떤 요리를 해도 맛있다. 제주도에서는 감성돔미역국을 즐기기도 한다.

좀 더 색다르게 감성돔을 즐길 수 있는 별미가 있다. 바로 도미찜 요리다. 볶은 채소와 두부로 속을 채운 감성돔 찜요리는 살이 부드러우면서 영양도 만점이다. 게다가 마치 왕의 정찬처럼 고급스러운 느낌까지 들어 더욱 좋다. 단, 감성돔은 손질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시장이나 마트에서 미리 손질해 가져오는 것이 좋다. 감성돔찜은 도미에 형형색색 보기 좋은 고명을 얹고 갖은양념으로 속을 해 귀한 손님을 대접하는 자리에도 부족함 없는 일품요리다.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아 아이나 노인이 부담 없이 먹기에도 좋다. 올겨울엔 감성돔 바다낚시에 도전해 특별한 건강보양식으로 건강밥상을 준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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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료(4인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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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 1마리(500g), 애호박 1개, 양파 1/3개, 두부 1/3모, 다진 파 1T, 다진 마늘 1/2T, 참기름 1T, 소금 1/2T, 깨소금 1T, 계란 1개, 실고추 소량



만드는 법

1. 도미는 내장을 제거하고 깨끗하게 손질한 후 도미 뼈를 제거해준다.

2. 생선살에 소금을 뿌리고 채반에 살짝 말려준다.

3. 애호박은 씨만 남기고 4㎝ 길이로 돌려 깎기 해 채를 썬 후 소금에 절여준다. 절인 호박은 물기를 가볍게 짜고 프라이팬에 볶는다. 양파는 슬라이스하고 따로 볶는데, 이때 다진 마늘, 다진 파, 참기름, 깨소금을 넣고 함께 볶는다. 두부는 면보를 이용해 물기를 제거해 주고 곱게 으깬다.

4. 계란은 황백 지단을 부쳐 곱게 채 썰어서 고명으로 준비해 둔다.

5. 애호박, 양파, 두부를 모두 혼합해 소금으로 간하고 속을 만들어준다.

6. 2의 생선에 전분 가루를 살짝 묻힌 후 속을 넣고 생선을 실로 묶는다.

7. 찜통에 김이 오르면 면보를 깔고 완성된 도미를 15∼20분간 찐다.

8. 도미찜이 다 되면 실을 풀고, 위에 황백 지단과 실고추 등 고명을 뿌린 후 큰 접시에 그대로 옮겨 담아낸다.


조리 Tip

1. 감성돔을 눌러보았을 때 살이 단단하고 눈알이 선명한 것이 신선하다.

2. 감성돔의 생선살은 살짝 말린 후에 찜을 하면 생선살이 더 쫄깃해져 색다른 식감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