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3월의 로맨스’에서 주연 호흡을 맞춘 이미지(오른쪽)와 태진아가 2일 서울 용산구 편집실에서 드라마 완성본을 본 후 함께 사진을 찍었다. 미디어파크 제공

이미지 유작 ‘13월의 로맨스’
담당PD “완성본 본 뒤 좋아해”
제작사, 지상파 편성 추진키로

“드라마가 잘 나왔다고 기뻐하시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르는데…”

홀로 외롭게 숨진 배우 고 이미지의 유작인 드라마 ‘13월의 로맨스’를 제작한 미디어파크 신철승 프로듀서는 29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미지 씨가 2일 편집실에서 태진아 씨와 함께 완성본을 보고 만족감을 나타냈는데 이렇게 황망하게 떠나셔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 드라마는 20대 때 연인 관계였던 남녀가 황혼의 나이에 다시 만나 사랑을 키우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미지가 옛 연인을 우연히 만나는 순례 역을 맡았고, 가수 태진아가 한때 잘 나갔지만 지금은 찾아주는 사람이 없는 배우 강호를 연기했다. 또 개그맨 최양락이 강호의 매니저로 출연했다. 여전히 최고의 배우라고 자부하는 강호는 꽃뱀에게 사기를 당해 재산을 모두 날린 후 매니저 집에 얹혀살다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순례를 길에서 만나 그에게 다시 다가간다.

신 프로듀서는 “이미지 씨가 자신의 오피스텔로 들어가는 모습이 CCTV에 찍힌 8일 오후에 나와 태진아 씨, 지인 2명과 함께 태진아 씨가 운영하는 이태원 카페에서 식사를 했다”며 “환하게 웃으며 얘기도 많이 하고 식사도 잘했다. 오후 9시 30분쯤 헤어졌는데 그게 마지막 모습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빈소에서 이미지 씨 이모에게 들었는데 이미지 씨가 12일에 MBC 공채 11기 동기인 최수종 씨의 누나 최지원 씨에게 ‘너무 아파’라는 문자를 했다고 하더라”며 “원래 아파도 티를 안 내는 성격이지만 가까운 사람들한테는 신장결석 때문에 자주 아프다고 했다. 얼마 전 나와 골프를 치러 가서도 9홀까지 친 후 못 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13월의 로맨스’는 당초 케이블채널 KBS N에서 추석특집으로 방영할 계획이었지만 “지상파에서 방송됐으면 좋겠다”는 고인의 바람에 따라 제작사가 지상파 편성을 추진하고 있다. 신 프로듀서는 “고인의 뜻에 지상파에서 방송되도록 노력하겠다”며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지원을 받아 저예산으로 제작한 드라마라 배우들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출연했다. 많은 분들이 고인의 마지막 연기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인의 발인식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진행됐다. 고인은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에서 영면에 들었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