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NBC ‘엘런쇼’ 출연한 방탄소년단 美토크쇼 데뷔

“14~15세때 프렌즈공부 유행
열심히 봐 영어 유창 운 좋아”
신곡 공개에 美 소녀팬 함성

“한국과 미국의 언어는 다르지만 생각하는 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유창한 영어는 시트콤 ‘프렌즈’ 덕분이다.”

슈퍼 아이돌 방탄소년단(사진)이 27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의 간판 토크쇼인 ‘엘런 디제너러스쇼’에 출연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진 인기를 새삼 입증했다. 이번 방송 출연은 지난 21일 미국 방문 때 녹화 분량. 이때 미국 CBS 심야 토크쇼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위드 제임스 코든’, ABC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까지 찍어둬 미국 지상파 3대 토크쇼에 모두 참여하게 됐다.

이 방송에서 방탄소년단은 신곡 ‘마이크 드롭(MIC Drop)’의 라이브 무대를 처음 공개했다. 그들이 무대에 등장하자 방청석의 현지 소녀팬들은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한국의 소녀팬들과 다를 바가 없는 뜨거운 반응이었다.

이어서 엘런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리더 RM(본명 김남준)을 시작으로 7명이 각자 한국어와 영어로 자기소개를 하자 또 한 번 팬들이 열띤 환호를 보냈다.

엘런이 RM의 유창한 영어를 칭찬하며 “어떻게 배웠냐”고 묻자 RM은 “미국 NBC 시트콤 ‘프렌즈’ 덕분”이라고 답했다. RM은 영어로 “내가 14∼15세였을 때 한국의 부모들 사이에선 자녀들에게 ‘프렌즈’를 보여주는 게 일종의 신드롬이었다”며 “당시엔 나도 일종의 피해자였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머니가 ‘프렌즈’ DVD 10개를 사주셨는데 처음에는 한국어 자막, 두 번째는 영어 자막으로, 세 번째에는 자막 없이 봤다”고 비법을 공개했다.

엘런은 또 “가사가 매우 인상적”이라고 칭찬하며 비결을 물었다. 이번엔 슈가(본명 민윤기)가 한국어로 “한국과 미국이 언어는 다르지만 생각하는 건 비슷한 것 같다. 우리 가사에 공감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엘런의 짓궂은 질문에도 재치있게 응했다. 엘런이 ‘아미’(ARMY·방탄소년단 팬클럽)와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있냐”고 하자 RM은 “지금 이렇게 팬들과 만나고 있지 않냐”며 방청석의 팬들을 가리켰다. 엘런이 “내가 묻는 게 무슨 뜻인지 알지 않느냐”고 재차 묻자 이번엔 뷔(본명 김태형)가 영어로 “낫(Not), 노(No)”라고 외친 뒤 장난스럽게 웃었다.

인터뷰 끝에 엘런은 토크쇼에 출연해준 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프렌즈’ 관련 상품을 한 아름 선물했다.

이날 방탄소년단의 출연 이후 미국 내 반응은 상상 이상으로 뜨거웠다.

엘런은 곧바로 자신의 트위터에 방탄소년단과의 인터뷰 소식을 전했다. 7명 멤버의 얼굴로 만든 ‘이모티콘’을 올려놓고 “누가 더 많은 선택을 받을지 궁금하다”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미국의 빌보드, 롤링스톤, 피플 등은 일제히 방탄소년단 기사를 비중 있게 전했다. 롤링스톤은 “한국에서 온 7인조는 번갈아 노래와 랩을 부르고 고난도로 짜인 댄스를 선보였다”며 “이들이 인터뷰하는 동안 팬들의 비명이 끊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 세계 팬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방송 직후 유튜브에는 방탄소년단의 소식을 전하는 팬들의 동영상이 수십 개 올라왔다. 남미팬들은 스페인어 자막을 실시간으로 띄우며 찬사를 보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