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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고령화의 ‘그늘’

전북 무주 부당初校 ‘진풍경’
내년 입학생 70代 할머니뿐
‘편법 노인학생’ 뒷말도 무성

전북 무주군의 한 초등학교가 입학생이 없자 노인들을 신입생으로 모집해 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시대 농촌 지역의 씁쓸한 자화상이기도 하지만 학생 수를 유지해 폐교를 막기 위한 편법 취학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28일 무주군 교육청에 따르면 전교생이 15명에 불과한 무주군 부남면 소재의 부당초등학교 학생 중엔 70대 할머니가 총 4명이다. 전체 학생의 26%가 70세를 넘긴 할머니인 셈이다.

2018학년도 입학생도 70세를 넘긴 할머니 학생 1명이 유일하다. 부남면에 취학 대상인 ‘2011년생’ 아동이 단 1명도 없기 때문이다. 이 학교의 2017년도 등록 학생 수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2∼4명씩 총 15명. 반면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은 12명(교원 8명, 직원 4명)이나 된다. 학교는 70∼80세 노인들도 초등학교 입학 경력이 없는 할머니들은 법적으로 본인의 요청에 따라 취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북도교육청도 3년 전부터 생애 단 한 차례도 학교의 문턱을 넘어 보지 못한 노인이라면 초등학교 ‘정식 입학’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전북 관내에는 이처럼 노인 학생들의 초등학교 입학이 단순히 ‘향학열’로 포장돼 언론에 ‘미담’으로 소개된 학교도 여러 곳이다. 김제시 진봉면 심창초도 지난 3월, 60대와 50대 각 1명씩 2명의 할머니가 신입생으로 들어왔다. 이미 2학년에 3명, 3학년에 5명의 할머니 학생이 재학 중이다. 고창군 부안면 봉암초도 올 1학년으로 할머니 학생 2명이 입학했다.

전북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할머니들의 향학열을 문제 삼거나, 70세 이상 노인들의 초등학교 입학 기준을 따져 봐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폐교를 방지하거나 교직원들의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할머니 학생들을 ‘초빙’하는 것에 대해 교육계 내부의 뒷말이 무성하다”고 말했다.

무주 = 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