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의 마화텅 회장이 24일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업인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페북 제친‘시총 5000억달러’텐센트… 마화텅 CEO 국내 첫 인터뷰

“위챗, 경쟁상대보다 2주 앞서
기회는 빨리 오고 빨리 지나”

“무인자동차·의료·금융·교역…
인공지능, 인간의 조수 될 것”

“오늘 떠오른 아이디어를 오늘 밤 안으로 바로 만들어 내지 못하면 내일은 100곳의 경쟁자와 맞닥뜨리게 된다.”

중국의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텅쉰·騰訊)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화텅(馬化騰·46) 회장은 지난 24일 베이징(北京) 차오양(朝陽)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비공개 기업인 포럼에서 이같이 언급하면서 아이디어 현실화의 속도가 기업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의 ‘인터넷 공룡’으로 불리는 텐센트를 이끄는 마 회장은 포럼 직후 국내 언론 중 처음으로 문화일보 기자와 만나 텐센트의 성공 비결, 경영 철학과 미래에 대한 비전 등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했다.

마 회장은 중국의 대표적 SNS이자 쇼핑과 언론 매체, 교통과 재테크, 업무 등 중국인들의 삶에 깊숙하게 들어온 위챗(웨이신·微信)의 탄생과 성공 과정을 예로 들었다. 그는 “위챗을 개발할 당시 이미 중국에는 QQ라는 자사의 채팅 프로그램이 있었고, PC 버전뿐 아니라 모바일 버전도 있는 상태에서 위챗의 개발은 QQ의 희생을 의미하는 결단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위챗을 성공시킨 포인트는 ‘단체 채팅방’ 기능이었으나 이 같은 아이디어는 당시 중국 내 20여 곳에서 추진하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위챗은 경쟁자보다 2주 먼저 이를 시행했으며, 그 기간이 생사를 갈랐다”면서 “기회는 빠르게 오고 그만큼 빠르게 지나간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모바일 기반 플랫폼 산업에 대해 “최근 2년 동안 엄청난 일들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마 회장은 차량 호출 서비스 디디추싱(滴滴出行)과 우버의 경쟁 끝 합병 사례, 외식업체 소개 사이트인 다중뎬핑(大衆点評)과 소셜커머스 사이트 메이퇀(美團)과의 경쟁 끝 합병 사례 등을 열거했다. 그는 “업계 1·2위가 치열한 출혈 경쟁을 벌인 끝에 합병하는 방식이 최근 2년 동안 되풀이됐고, 두 사례를 비롯한 소위 4대 인수·합병(M&A)에 대부분 텅쉰이 개입했다”고 설명했다. 마 회장은 “이 과정에서 많은 투자금이 들었지만 소비자의 이익이 증대되고 특히 이를 통해 모바일 결제가 보편화해 모바일 기반 산업 전체의 성장 토양을 만들어 주는 결과를 낳았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마 회장은 중국 산업계의 전체적인 변화에 대해서도 “제조업은 물론이고 의료·금융·교육·문화 등 각종 서비스 영역의 기업들조차 모바일 플랫폼 및 첨단 기술과 만나 ‘IT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웨이신 등 SNS와 게임, 각종 콘텐츠 플랫폼을 주 영역으로 하는 텐센트에 대해서는 스스로 ‘첨단기술+문화 기업’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앞으로는 실물경제와 온라인(모바일)을 융합해 서로 ‘윈윈’하는 융합을 이루는 데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이제 큰 기업이 된 만큼 작은 기업들의 영역을 탐하고 경쟁자와의 ‘제로섬게임’에 몰두하기보다는 새로운 가치 창출에 몰입하고 있다”면서 향후 텐센트가 주목하는 분야로 인공지능(AI) 영역을 강조했다. 그는 “빅데이터와 함께 AI가 일부에서는 이미 응용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무인 자동차, 의료, 금융, 대량 교역과 글로벌 정보 처리 등에서 광범위한 AI의 응용으로 인간을 돕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중에서도 의료 분야에서의 AI는 중국의 부족한 의료 서비스 공급을 보충해 삶의 질을 높여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기업의 사회 환원과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해 “기업의 사회적 기여의 필요성과 가치를 많이 느꼈다”면서 “중국의 더 많은 기업인이 공익을 위한 일에 나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 글·사진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