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MIBK 제품 29.9% 부과
韓 “최근 사례 늘어 예의주시”

미국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도 우리 기업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며 통상 압력을 높이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문제가 한풀 꺾이며 중국의 비관세 장벽은 다소 완화됐지만 제조업 분야의 통상 압박은 지속돼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지난 21일 한국과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 3개 국가에서 수입한 메틸이소부틸케톤(MIBK)에 대한 반덤핑 조사 예비판정의 결과를 발표했다.

중국 상무부는 3개국의 덤핑으로 국내 MIBK 산업이 중대한 피해를 봤다고 판정하고 국가별로 덤핑 마진(관세율)을 설정했다. 상무부는 금호석유화학의 자회사인 금호P&B에 29.9%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이번 조사는 지린(吉林)석유화학공사와 닝보(寧波) 전양(鎭洋)화학공업발전공사를 대표로 하는 MIBK 생산업계가 제출한 반덤핑 조사 요청에 따라 지난 3월 27일 시작됐다. 최근 결과는 예비판정에 해당하며 최종판정은 내년 3월쯤으로 예상된다.

MIBK는 고무 제품 노화방지제, 페인트 용매제, 반도체 세정제 등에 사용되며 화장품 매니큐어 제품에서 색소를 녹게 하는 용매로 쓰이기도 한다.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MIBK는 국내에서 금호P&B만 생산하고 있으며 작년 기준 2700만 달러(약 300억 원)가량을 수출했다. 전체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에서 비중이 0.07%에 불과하고 금호P&B로서도 주력 제품은 아니다.

하지만 통상 당국은 중국이 국내 제조업 품목 등에 대해서도 반덤핑 관세를 물리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이 갈수록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노골적으로 수입 제품에 대한 규제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9일에는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차이나 등의 제소에 따라 한국과 일본산 니트릴 고무를 대상으로 반덤핑 조사를 개시한 바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 상품에 반덤핑 관세를 물리는 게 새로운 건 아니지만 최근 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비관세 장벽 이외 중국의 통상 압박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