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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1500명이 넘는 환자 임종 지켜본 일본 임상의사의 보고서
임종의료의 기술/히라가타 마코토 지음/최덕주 옮김/도서출판 정다와

사람은 어떻게 죽는가? 어떻게 죽어야 하는가?

심오한 철학적인 질문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일반적인 현대인의 목숨이 끊어지는 순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늙어서 노환으로, 지병으로, 아직 젊은데 사고로, 병으로… 한마디로 죽음을 맞는 장소, 이유와 환경은 수없이 다양하고 비정형적이다.

저자는 책 ‘임종의료의 기술’(사진)에서 죽음을 앞두고 환자와 그 가족들이 겪는 충격과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어 후회 없는 최후를 맞이하게 하기 위한 이른바 ‘웰-다잉(Well-Dying) 도우미 기법’을 이야기한다.

지난 10월 23일 ‘연명의료결정법’시범 시행이 확정되면서 ‘잘 사는 방법’보다 ‘잘 마무리하는 죽음’이 사회적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이 소개하는 삶의 마지막을 후회 없이 존엄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은 의미가 있다.

저자는 책에서 ‘임종의료는 등산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밝히고 있다. 정상이 높지 않고 완만한 산은 오르고 내리기가 힘들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높고, 가파르고, 위험한 바위 길을 가야만 하는 경우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하고 좋은 장비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이 책은 일반인들은 물론 의료전문가에게도 일종의 좋은 참고서가 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임종의 순간은 본인이나 가족이나 모두 괴롭다. 그런 상황에 그 고통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줄 임종의료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옆에 있다면 아픔은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다.

임상의사로 20년간 1500명이 넘는 환자들의 임종을 지켜본 저자는 임상 현장에서 쉽게 경험을 쌓기 어려운 임종의료에 대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책은 크게 세 파트로 나뉘어 있다. 첫 파트 ‘왜 지금, 임종의료 기술이 필요한가’에서는 다사사회(多死社會)의 도래와 임종의료에 관한 의료인의 행동수칙을 소개했고, 두 번째 파트에서는 이상적인 죽음의 형태인 ‘노쇠(老衰)’와 함께 노쇠와 다른 경위로 죽음에 이르는 패턴도 소개했다. 그리고 세 번째 파트에서는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와 가족들에게 병세를 이해시키고 설명하는 방법 등을 다루고 있다. 또 별첨한 부록에서는 저자가 실제로 경험한 임상사례를 바탕으로 환자와 가족들에게 환자의 ‘증상 및 앞으로의 예측’에 관해 설명한 11건의 면담표 기재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이미 초고령화 사회로 들어섰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안락사와 존엄사 등 죽음에 이르는 방식에 대한 인식 역시 바뀌어 가고 있다. 누군가의 ‘임종’을 준비하고 있다면 이 책을 일독하길 권한다. 201쪽 1만5000원.

<인터넷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