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수험생의 기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린 23일 오전 수험생들이 초조한 표정으로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고사장에서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 출제경향·난이도

EBS교재 연계 70%대 유지

국어 변별력 큰 문항 2~3개
“9월모의평가보다 난도 높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난도는 6월과 9월 모의평가와 같은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소위 ‘불수능’으로 불렸던 지난해 수준으로,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국어영역에서 EBS와 연계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교과서에 한 번도 제시된 적이 없는 이육사의 ‘강 건너간 노래’가 지문으로 제시되는 등 첫 교시부터 난도가 높았다는 평가다.

23일 오전 10시 56분(중증시각장애인 기준)에 끝난 1교시 국어영역 수능 문제 분석에 참여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소속 김용진 동국대 부속여고 국어 교사는 “9월 모의평가보다는 조금 어렵고 2017학년도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를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독서에서 고난도 변별력을 갖춘 문제를 2개 정도 출제해 수능 변별력을 유지하려고 애쓴 것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독서에서 사회·과학 지문도 어려웠다. 27~32번 사회 지문은 환율과 관계된 경제 지문으로, 지문 길이만 시험지 거의 한 면을 차지했다. 디지털 통신 시스템의 부호화에 관해 묻는 38~42번 기술 지문 역시 상당한 난이도를 보였다.

전체 과목의 난이도와 관련해서 수능 문제 분석에 참여한 김창묵 경신고 교사는 “국어를 봤을 때, 올해 수능은 변별력을 갖춘 수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영덕 대성학원 학력평가 연구소장은 “국어 1등급 컷이 2017학년도 수능(92점) 또는 9월 모의평가(93점)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학, 영어, 탐구영역의 난이도 역시 2017학년도 수준 정도로 학생들이 느끼는 체감 난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출제위원장인 이준식 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전년과 같은 출제 기조를 유지했다”고 올해 수능 출제 수준을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예년 수능에서) 이미 출제됐던 내용이라 할지라도 교육과정에서 다뤄지는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이라면 문항의 형태, 발상 그리고 접근방식 등을 다소 수정해서 출제했다”고 밝혔다.

올해 처음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영역의 경우 6월과 9월 모의평가를 분석해 출제됐다. 6월 모의평가에서 영어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은 전체의 8.1%, 수능 직전 치러진 9월 모의평가의 1등급 비율은 5.4%였다. 이 위원장은 “사전에 1등급 목표 비율을 계획하지는 않았다”며 6~8% 수준을 예상했다. 검토위원장인 민찬홍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도 “수능 전체의 변별도 유지를 위해, 영어의 변별력이 떨어질까 봐 다른 영역의 변별력을 높이려는 노력은 따로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BS 교재 및 강의와의 연계율도 지난해 수준으로 70%대를 유지했지만, 문항을 변형 또는 재구성해 수험생들은 EBS 교재와의 연계를 체감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수능 이의신청은 11월 23~27일, 정답 확정은 12월 4일이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