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홍중 생명보험協 본부장
“좋은 여성일자리 줄어들 것”

“보험산업의 기반을 통째로 흔들 수 있는 사안입니다.”

22일 서울 중구 충무로 생명보험협회에서 만난 김홍중(사진) 생보협회 시장지원본부장(상무)에게 문재인 정부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 3권 및 4대 사회보험법 보장 추진에 대해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김 상무는 “보험설계사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해 통제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업무 내용과 근태 관리 등을 해야 할 텐데 75%가 여성인 데다 가정주부도 많은 보험설계사를 통제할 방법도 마땅치 않고 업무상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설계사 입장에서도 불편해지는데 과연 이 채널을 보험사가 유지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보험설계사는 현재 보험사 영업의 주된 채널로 자리 잡고 있으며, 방카슈랑스 등 새로운 보험 가입 경로가 탄생하는 가운데서도 여전히 소비자들에게는 가장 믿을 만한 가입 경로로 인식되고 있다.

김 상무는 “수십 년 동안 갈고닦으며 꾸려 온 보험설계사 채널을 갑작스럽게 버려야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 분류에 따르면 특수고용노동자가 40개 직종으로 나뉘는데 이러한 스펙트럼의 다양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특수고용노동자와 관련된 정책 방향이 정부가 핵심적으로 내세우는 일자리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 상무는 “보험설계사의 노동 3권이 인정되면 고성과 보험설계사는 영업에 방해를 받고, 저성과 보험설계사는 유지 비용이 높아져 보험사에서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며 “가정주부와 병행하면서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양질의 여성 일자리를 오히려 축소시킬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4대 사회보험법 보장 역시 보험사와 보험설계사 양측 모두에 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험설계사의 실업 가운데 90%가량이 자발적 실업인 데다, 능력이 좋은 보험설계사는 오히려 회사마다 모셔가려고 할 정도이기 때문에 고용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며 “비자발적 실업 시 보장을 해주는 고용보험의 경우 보험사 입장에서는 돈이 많이 들어가지만, 보험설계사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많지 않아 양측 모두에 부담”이라고 밝혔다.

김 상무는 “다양한 특수고용직의 특성을 고려해 각자의 상황에 맞는 세심한 정책 조율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