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농축산업계 간담회
학계·업계 “공격적 협상 해야”

학계·농축산업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할 경우 농산물 추가 개방은 반드시 저지해야 하며, 재협상에 포함되더라도 공격적으로 협상을 진행해 국내 농축산업계의 이익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학계·농축산업계는 2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한 ‘한·미 FTA 개정 관련 농축산업계 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간담회는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1차 한·미 FTA 공청회의 보완 조치의 하나로, 당시 농축산 단체들은 ‘농축산인 생존권 보장’ ‘추가 개방 반대’ 등을 주장하며 진행을 저지했다. 통상당국은 당시 공청회가 파행에 가까웠지만,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국회에서 농축산 단체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았고 절차적으로도 완벽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소통’을 강조하는 새 정부 기조에 따라 이들의 의견을 추가로 듣기 위해 별도의 간담회를 다시 열었다.

이날 주제발표에서 한석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모형정책지원실장은 한·미 FTA 체결 이후 농축산 분야 대미 적자는 7억5000만 달러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는 한·미 FTA 발효 전 5년(2007∼2011년) 평균과 발효 후 5년 (2012∼2016년) 평균을 비교한 수치로, 수출은 1억9000만 달러, 수입은 9억4000만 달러 각각 증가했다. 한 실장은 “추가 농산물 시장개방 확대는 국민의 공감대를 얻기 힘들다”며 “농업부문은 개정협상에서 제외하는 원칙을 지키되 한국농업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공세적인 개정 협상을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농민단체들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간담회를 지켜보며 미국의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 요구에 정부가 강력 대처할 것을 주문했다. 한민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실장은 “미국의 개방 요구에 대해 우리 정부는 FTA 폐기 카드까지 거론하며 강력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성천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농축산 분야 추가 개방을 하지 않는다는 재협상 원칙을 고수하겠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