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e스포츠協 회계자료 분석
돈 세탁·기업 출연 추가 포착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측근들이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빼돌린 것으로 추정되는 돈의 규모가 5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이 ‘사유화’해 전권을 휘두르던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전 전 수석의 측근들에게로 수억 원의 불법적인 자금 흐름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금명간 전 전 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22일 검찰 등에 따르면 전 전 수석과 측근의 뇌물수수 혐의 등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최근 e스포츠협회에 대한 압수 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회계장부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돈세탁이나 횡령을 의심할 만한 흐름을 포착했다.

앞서 검찰은 전 전 수석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 출신 윤모 씨 등이, 롯데홈쇼핑이 e스포츠협회에 후원한 3억 원 중 1억1000만 원가량을 횡령한 것으로 파악했다. 당시 이들은 협회 사무총장 조모 씨 등 내부 관계자들도 관여한 상황에서 실체가 없는 허위 계약 등을 통해 협회에 들어온 돈을 빼돌리는 수법을 썼는데, 이와 동일한 방식으로 5억 원이 넘는 돈이 협회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이들이 빼돌린 돈은 게임대회 후원 등의 명목으로 들어온 롯데홈쇼핑 외 다른 기업의 출연금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추가로 e스포츠협회에 출연한 기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후원 경위 등을 조사하는 한편, 전 전 수석이 자신의 측근들이 수억 원을 횡령하는 과정에 관여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회의원이었던 전 전 수석이 영향력을 행사해 e스포츠협회에 후원금을 내도록 ‘강요’했을 경우 추가로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횡령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윤·조 전 비서관 모두 전 전 수석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만큼 전 전 수석이 이 같은 불법적인 돈의 흐름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을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윤 전 비서관 등이 “의원실에서 쓸 것”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가져갔다는 진술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