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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일 국회통과 법정시한
2014년부터 3년간 지켰지만
올해는 증세·최저임금案 등
與野타협 어려운 의제들 쌓여
심의에 착수조차 못한 분야도

국회의장·여야 대표 등 찾아
“시한 내 처리를” 간곡한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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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 바빠!’

21일 국회 등에 따르면 내년 예산안 국회 통과 법정 시한(12월 2일)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김동연(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휘하는 ‘예산 당국’(기재부)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3년간 이어져 온 ‘예산안 법정 시한 내 통과’ 원칙이 무너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부총리는 20일 국회의장, 여야 대표·원내대표·정책위원회 의장 등을 줄줄이 방문했다. 김 부총리는 이들을 만나 “내년 예산안을 법정 시한 내에 처리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총리가 이처럼 다급하게 국회를 찾은 것은 내년 예산안의 법정 시한 내 통과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3년 동안 예산안은 법정 시한 다음 날 새벽에 통과된 적은 있지만, 사실상 법정 시한을 지켜왔다. 2002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법정 시한을 지켜 2015년 예산안이 2014년 12월 2일 국회를 통과한 뒤, 2016년 예산안(2015년 12월 3일), 2017년 예산안(2016년 12월 3일)도 사실상 법정 시한 내에 국회 문턱을 넘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올해는 3년 연속 지켜져 온 사실상 예산안 법정 시한 준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증세(增稅), 최저임금 인상분의 일부를 재정에서 지원하기 위한 예산 등 여야 간에 타협하기 어려운 의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 논의 상황을 봐도, 올해 예산안 통과가 만만치 않다는 사실은 금방 드러난다. 여야 간에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아직 본격적인 심의에 착수조차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동안 예산안이 법정 시한 내에 국회를 통과한 것은 정치권의 타협 기술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여야가 합의를 못 하면 정부가 작성한 예산안(정부 안)이 그대로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는데, 이렇게 되면 여야 모두 ‘민원성 예산’을 단 한 건도 끼워 넣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경제부처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특정 예산에 대한 이견이 단순한 재원 배분의 문제를 넘어서 이념적으로 양립하기 어려운 격차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아서 막판 대타협이 가능할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그러나 내년 예산안이 자동 부의될 경우 국회의 예산심의권 자체가 무력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야가 최악의 파국(破局)만은 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