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진정한 황제’ 등극 스위스의 로저 페더러가 17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ATP투어 파이널 조별리그 3차전에서 승리한 뒤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 美 경제전문지 포브스 발표

순수 대회 상금만 따져 집계
페더러 1213억원으로 늘어
우즈 1207억원, 가치도 추락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6·스위스)가 통산 상금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2·미국)를 뛰어넘었다.

세계랭킹 2위 페더러는 17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파이널 조별리그 3차전에서 5위 마린 클리치(29·크로아티아)를 2-1(6-7, 6-4, 6-1)로 제압하고 3연승을 내달렸다.

전승으로 4강에 진출한 페더러는 상금 57만3000달러(약 6억2973만 원)를 확보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1억985만3682달러(1207억2919만 원)였던 페더러의 통산 총상금은 1억1042만6682달러(1213억5892만 원)로 늘어났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페더러가 3연승을 거둔 직후 “파이널 4강 진출로 상금을 보탠 페더러가 우즈의 통산 상금을 앞지르게 됐다”며 “페더러가 우즈를 제치고 개인 스포츠 종목 최다 상금 1위 선수가 됐다”고 전했다. 최근 몇 년 간 허리 부상 등으로 인해 깊은 슬럼프에 빠진 우즈의 통산 상금은 1억1006만1012달러(1207억3693만 원)다. 포브스의 상금 집계는 후원 계약이나 대회 초청료, 광고 수입 등을 제외한 순수 대회 상금만을 따진 결과다.

페더러와 우즈는 테니스와 골프에서 나란히 ‘황제’ 칭호를 받으면서 데뷔 후 줄곧 비교 대상이 돼왔다. 페더러는 1998년 프로에 입문해 20시즌 동안 메이저대회 남자단식 19차례 우승을 비롯해 ATP투어에서 95회 정상에 올랐고, 우즈는 1996년 프로 생활을 시작해 22년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를 14차례나 제패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극과 극이다. 지난해 무릎 부상으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무관에 그치며 은퇴설까지 나돌았던 페더러는 올 시즌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호주오픈과 윔블던 등 2개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올 시즌 7차례 정상에 올랐다. 파이널에서도 페더러의 우승이 유력하다. 페더러는 클리치를 꺾은 뒤 “이미 4강 진출을 확정했지만, 준결승전을 잘 치르기 위해선 3차전에서 나의 약점을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건강하게 시즌 마지막 대회까지 잘 치르고 있기에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반면 우즈는 지난 1월 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컷 탈락했고 2월 유럽프로골프(EPGA)투어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선 1라운드를 마치고 기권했다. 이후 우즈는 허리 수술을 받았고 지금까지 공식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있다.

페더러는 포브스가 발표한 2016년과 2017년 선수 브랜드 가치 순위에서 1위(3742만 달러·410억4974만 원)를 차지했다. 반면 이 평가가 시작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줄곧 1위였던 우즈는 올해 1660만 달러(182억1020만 원), 6위로 내려앉았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