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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달째 호조’ 내용 뜯어보면

10대 간판 수출품목 중에서
반도체·선박 빼면 모두 감소세
對中 8대품목도 작년보다 저조

한·미FTA 재협상도 악재로
구조적 한계 극복 노력 시급

수출이 사상 최대의 월간 실적을 기록하는 등 외형으론 호조이지만, ‘반도체·선박·중국’에 기댄 구조적 한계를 내포해 쇄신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전체의 25% 이상인 대중(對中) 수출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보복 영향과 중국 내수정책 전환으로 시장 점유율이 갈수록 하락하며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자칫 이 상태로 수출의 구조적 맹점이 고착화하면 2018년은 경쟁력 자체가 급격히 훼손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17일 관세청, 연구기관에 따르면 최근 수출 실적은 지난 9월에 551억 달러, 10월에 450억 달러로 각각 전년 동기대비 34.9%, 7.1% 증가했다. 11월 1~10일 기간에도 15.6% 증가했다.

하지만 10대 간판 수출품목 중 지속적인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반도체, 선박뿐이다. 10월에 반도체는 72.7%, 선박은 36.1% 늘어나며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또 다른 주력인 석유제품은 11.1%, 철강은 3.9%에 그쳤고 가전(-32.2%), 유선통신기기(-20.9%), 무선통신기기(-18.2%), 액정디바이스(-24.9%), 자동차부품(-29.1%), 자동차(-13.1%)는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가전은 11개월 연속, 무선통신기기도 1년 가까이 연속 감소세다.

대중 수출은 11월(27.7%)까지 포함하면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사드 충격에서 벗어나는 듯 보이지만 점유율을 따져보면 낙관하기 어렵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 결과, 지난 1~8월 중국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시장점유율은 9.7%로, 줄곧 유지해오던 10% 선이 무너졌다. 중국의 자체조달 증대, 가공무역 축소, 사드 보복 등 ‘3대 악재’가 반영된 결과다.

같은 기간 대중국 8대 주요 수출 품목 중 기계(10.1%), 정보기술(IT·19.0%)을 빼곤 나머지 석유화학, 철강, 철강제품, 자동차, 조선, 정밀기기의 점유율이 지난해 대비 모두 하락했다. 미국 수입시장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세이프 가드 등으로 점유율이 줄어들 수 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통상 마찰 대비, 수출 다변화 및 상품의 고부가가치화, 부품·소재산업 육성 등 구조적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