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족에 과도한 무력사용”
안전귀환 보장·구호허용 촉구
NYT “광범위한 性폭행 자행”

미얀마 정부군의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에 대한 폭력 사태가 확산하면서 유엔이 군사행동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또한 미얀마 보안군에 의한 로힝야족 여성들에 대한 광범위한 성폭행 행위를 폭로하고 규탄하는 국제 인권단체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16일 미얀마 당국에 로힝야족에 대한 군사행동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57개 이슬람 국가로 구성된 이슬람협력기구(OIC)가 초안을 만든 이번 결의는 찬성 135, 반대 10, 기권 26으로 통과됐다. 결의에서는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군의 과도한 무력 사용을 매우 우려한다”면서 군사행동 중단을 촉구하고 로힝야족에 대한 구호 요원들의 접근 허용과 방글라데시 등으로 피란길에 오른 로힝야족의 안전한 귀환 보장, 완전한 주민권 부여 등을 요구했다. 표결에선 미얀마와 중국, 러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라오스, 베트남, 시리아, 짐바브웨, 벨라루스 등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번 결의는 다음 달 열리는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다시 한 번 채택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위원회는 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로힝야족 문제를 다룰 특사 임명을 주문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9월 중순 미얀마 사태를 규탄하는 공식 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기도 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미얀마 정부군에 의한 로힝야족에 대한 살상과 성폭력, 각종 잔학행위 등이 수많은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방글라데시 난민 캠프에 머무르고 있는 로힝야족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인터뷰 등을 통해 미얀마 정부군이 단순 성폭행은 물론 윤간, 집단 강간 등을 광범위하게 벌인 것으로 보고했다고 NYT는 밝혔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로힝야족에 대한 각종 인권 탄압 행위를 ‘종족 학살(genocide)’로 규정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