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설명회 질문에 곤혹
현행법상 3학년부터 허용

“영어수업? 글쎄요….”

서울 사립초등학교들의 2018학년도 신입생 입학설명회가 한창인 가운데 영어수업이 금지된 1~2학년 영어수업 여부를 묻는 학부모들의 질문에 학교들이 명확한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15일 서울지역 사립초 입학설명회에 다녀온 학부모 A 씨는 “여러 군데 사립초 입학설명회를 다녀왔는데, 어디서도 영어수업에 대해 똑 부러지게 답을 하지 않는다”며 “더 좋은 대안 수업을 하겠다는 등 즉답을 피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B 씨는 “영어수업이 없어진다고 하면 사립초에 대한 ‘메리트’가 확 떨어질 것”이라며 “이를 감안해 원서접수 마감까지 영어수업에 관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 것이겠지만, 학부모들은 혼란스럽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교육계는 학부모들의 요구가 거셀 경우 사립초들이 불법 영어 수업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가 교육 과정상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이후부터 영어를 배울 수 있다.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초 1~2학년 영어수업은불법이다. 교육부는 다만, 시행령으로 2018년 2월 28일까지 한시적으로 초 1~2학년생도 방과 후 수업에서는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일부 사립초는 1~2학년 수업에 영어를 포함해 사실상 모든 학생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수학·과학·사회 등 영어 이외의 과목을 원어민 교사가 영어로 진행하는 방식으로 법의 규제를 피하는 식이다.

국·공립초는 정규 영어 수업을 3학년부터 시작하고, 주당 수업시간도 교육부에서 정한 기준에 맞춰 3~4학년 2시간, 5~6학년 3시간으로 한정하고 있다. 하지만 사립초의 경우 교육부가 정한 시간보다 수업이 많다. 1~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방과후 영어수업도 모든 학생이 의무적으로 신청토록 해 사실상 정규수업 형태로 운영하는 사립초도 있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소장은“사립초의 과도한 영어수업이 영어유치원 붐과 같은 부작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교육부의 적극적인 단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