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공공기관 요건 충족
정부 관리·감독 강화해야”

금융위 “민간기구로 유지해야”

최근 금융감독원의 채용 비리 의혹과 금감원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계기로 금감원의 예산안 통제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현재 금융위원회가 금감원의 예산 관리·감독을 주도하는 가운데 국회는 앞으로 금감원의 예산을 국회의 통제 하에 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내년부터 금감원 예산을 직접 관리하는 안을 추진 중이어서 기관 간 힘 대결이 본격화되고 있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2018년도 금융위원회 소관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검토보고’ 자료를 보면 국회는 “금감원 예·결산 심사 관련 경비를 기본 경비로 편성할 것이 아니라 주요 사업비로 편성해, 금감원에 대한 예·결산 심사를 금융위원회가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국회는 또 “금융감독원과 동일하게 무자본 특수법인으로 설립된 한국은행의 경우 ‘한국은행법’에 따라 예산 중 인건비 및 급여성 경비 등에 대해 미리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하며, 결산서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와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각각 제출하도록 돼 있다”면서 “금감원 예·결산 편성 및 집행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제도적 개선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정감사 기간 중 금감원이 공공기관 지정 요건을 충족한 만큼 공공기관 지정을 통해 정부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실제 기획재정부 출신인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금융감독원이 금융기관에 부과하는 감독분담금을 부담금으로 편입해 관리·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부담금관리 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감독분담금이 부담금으로 지정되면 요율 변경 때 기획재정부 장관의 심사를 받아야 하고, 운영계획서와 보고서를 기재부와 국회에 제출할 의무가 생긴다.

그동안 금융위는 금감원이 금융권의 분담금으로 운영되는 민간기구인 만큼 국회나 기획재정부의 통제를 받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원칙을 유지해왔다.

김만용·황혜진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