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74%가 만성질환
유럽, 환자에 알릴 의무 있어
“의약품 선택권리 강화 시급”

65세 이상 고령자 10명 중 7명이 만성질환을 앓고 있지만, 약값을 줄이기 위한 복제약 안내를 받은 고령자는 1명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소비자의 의약품 선택권리가 뒷전으로 밀린 것이다. 복제약(제네릭)은 특허 권한이 소멸한 오리지널 의약품을 복제한 것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통해 오리지널과 효능·효과가 같다는 점을 입증받은 의약품이다.

한국소비자원은 고령자 300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 말에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고 13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4.3%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53.4％는 두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지녔다. 만성질환을 앓는 고령자들은 많은 약을 먹는 경우가 많아 약값 부담은 물론 진료비, 약제비 상승에 따른 국가 의료재정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고령자 중 89.7％는 ‘동일 성분의 복제약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유럽, 일본 등에서는 복제약이 존재하면 환자에게 알릴 의무를 부여하고 의약품을 특정 제약사의 제품명이 아닌 의약품의 일반성분 명칭으로 의사가 기재·처방하는 ‘성분명 처방’ 시 의사에게 인센티브를 준다. 또 의사가 처방전에 기재한 의약품을 성분·함량, 제형이 같은 의약품으로 약사가 대체 조제하는 ‘대체조제’ 활성화를 위해 여러 유인책을 마련해 약제비를 절감하고 있다.

지광석 한국소비자원 법제연구팀장은 “국내에서도 고령 소비자의 의약품 선택권 강화와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복제약 안내, 성분명 처방, 대체조제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