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당선 13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바른정당 대표·최고위원 지명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유승민 대표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대선 6개월만에 黨 전면에 나서
최고위원 하태경·정운천·박인숙
중도-보수 통합 지지부진할 땐
남경필 등 ‘2차 탈당’ 가능성도

김무성 의원 등 소속 의원 9명의 탈당으로 난파 위기에 놓인 바른정당의 새 당 대표에 4선의 유승민 의원이 13일 선출됐다.

이로써 유 의원은 지난 5월 제19대 대통령선거 패배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정치 전면에 나서게 됐다. 하지만 원내교섭단체 지위 상실로 당 영향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이른 시일 안에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는 통합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추가 탈당이나 분당 위기를 맞을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형국이다.

이날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바른정당 당원 대표자대회(전당대회)에서 유 의원은 최종 득표율 56.6%로 하태경(24.5%)·정운천(10.3%) 의원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면서 새 대표에 임명됐다. 3명의 최고위원에는 최종 득표율 2, 3위를 기록한 하·정 의원과 박인숙(여성 몫) 의원이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에 따라 바른정당은 지난 9월 이혜훈 전 대표가 금품수수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이후 약 2개월 만에 정식 지도부가 출범하게 됐다.

유 의원은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오늘 잔칫날인데 모두 마음이 무겁다”며 “지난 1월 33명의 국회의원이 지도에도 없는 개혁보수의 길을 가겠다고 바른정당을 만들었는데, 불과 열 달도 안 돼 22명이 떠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회의원 숫자가 줄어서, 원내교섭단체가 깨져서 걱정되느냐. 나는 두렵지 않다”며 “‘바른정당에 희망을 걸었다. 옳은 것이 성공하는 세상을 보고 싶다’고 하는 국민, 당원 동지들이 있는 한 나는 조금도 두렵지 않다. 개혁보수의 창당 정신, 그 뜻과 가치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 의원의 이 같은 포부와는 달리 앞에 놓인 상황은 녹록지 않다. 가장 큰 과제는 당의 진로와 관련해 구성원 간 이견을 어떻게 매끄럽게 조율하느냐 여부다. 잔류파 의원 11명은 분당 사태 이후인 지난 8일 논의 끝에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는 대통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12월 중순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도록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유 의원을 중심으로 한 새 지도부가 앞으로 약 한 달 안에 구체적 시기와 방법 등을 담은 ‘통합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하면 남경필 경기지사와 정병국·김세연 의원 등 5~6명이 ‘2차 탈당’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

교섭단체 지위 상실 후 약해진 원내 영향력을 극복하는 부분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실제 바른정당은 분당 사태로 원내교섭단체로서 보장됐던 의사일정 협의 참여권한을 잃게 됐다. 또 교섭단체의 경우 상임위별로 1명씩 간사를 둘 수 있지만, 비교섭단체는 해당 권한이 없는 만큼 위원장과 위원 선임, 의사일정 조정 등의 협의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크다.

장병철·이은지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