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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메소드’ 방은진 감독

“배우출신 감독…득과 실 공존
300만 찍고 연기복귀 할수도”

“이 영화에 제 모습이 들어있어요. 제 처절한 연애담이 녹아있죠.”

영화 ‘메소드’의 연출자인 방은진(사진) 감독은 영화 속 캐릭터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했고, 대사들도 모두 자신의 안에서 나온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영화는 자신을 모두 던져 배역에 몰입하는 메소드 연기로 정평이 나 있는 연극배우가 새 작품에 참여한 아이돌 스타와 2인극의 주연 배우로 만나 극과 현실을 혼동하면서 서로에게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렸다. 박성웅이 연극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는 재하를 연기했고, 신인 오승훈이 첫 연극에 나서며 재하와 기싸움을 벌이는 아이돌 스타 영우 역을 맡았다. 또 윤승아가 재하와 영우 사이에서 불안한 감정에 휩싸이는 화가 희원을 연기했다.

방 감독은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보통 상업영화는 주인공 한 사람에게 집중하지만 이 영화는 세 캐릭터의 균형이 중요했다”며 이 영화가 만들어진 과정을 소개했다.

“채널CGV의 프로젝트로 시작해 3월부터 시나리오를 썼고, 5월에 박성웅 씨를 캐스팅했어요. 오승훈 씨는 촬영 3일 전에 캐스팅했고요. 18회차를 찍어 영화를 완성한 후 10월에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했고, 이달 초에 개봉했죠. 빠르게 진행됐지만 영화 속에 들어있는 연극 장면도 제대로 보여줘야 했고, 관객의 가슴을 후벼 파는 날 선 대사들도 넣었어요.”

1989년 연극 무대에 서며 배우로 시작한 방 감독은 ‘태백산맥’ ‘산부인과’ ‘수취인불명’ ‘301·302’ ‘학생부군신위’ 등 다양한 영화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펼치다가 2005년 ‘오로라 공주’를 통해 연출자로 데뷔했고 ‘용의자X’(2012년), ‘집으로 가는 길’(2013년) 등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를 만들었다. 그에게 “배우 출신 감독으로 느끼는 득과 실”에 대해 물었다.

“늘 득과 실이 공존해요. 배우들이 선배이자 감독인 저를 어려워해요. 그래서 힘겨루기를 못 하지만 배우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며 캐릭터를 이해해가는 과정은 좋아요. 결과 지향적으로 무조건 몰아붙이지 않아요. 배우가 힘든 지점이 저도 힘들거든요. 점점 집요해지지만 여전히 그렇게 하려고 해요.”

“배우로도 만나고 싶다”는 말을 건네자 그에게서 “일단 300만을 찍고”라는 답이 돌아왔다. “왜 300만이냐”고 되묻자 그는 “완성도와 재미가 어우러져 관객들이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영화의 상징적 숫자”라고 설명했다.

“제 영화를 스스로 검열해요. 제가 관객 입장에서 제 영화를 평가하죠. 관객이 제 작품을 신뢰한다는 기준을 300만 명에 뒀어요. 상업영화를 시작하고 가뿐히 넘을 줄 알았는데 계속 미끄러졌어요(웃음). 감독도 어렵지만 배우는 더 어려워요. 감독은 이야기나 다른 배우들의 연기 속에 들어가 있을 수 있잖아요. 물론 숨겠다는 건 아니에요. 배우는 전면에 나서 관객과 맞닥뜨려야 하는 능동적 역할이지만 수동적으로 일을 기다려야 하죠. 그래서 ‘한다’ ‘안 한다’는 말을 못하겠어요. 감독으로 넘어야 할 지점을 넘으면 선택의 가능성이 더 넓어지겠죠. 인생이 제가 선택하고 원하는 대로 다 되진 않지만 제 궤적을 만들어 가는 거죠.”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