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회, 206명 설문

외모 중심적인 대한민국의 사회 분위기가 출산율 저하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임기 여성들의 상당수가 외모와 사회생활의 연관성이 크다고 생각하며, 이로 인해 출산과 육아를 망설이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된 ‘가임기 직장 여성의 체형 인식에 따른 출산 계획 및 건강관리 행태와 상관관계’(임다원·이수화·신웅제·정부윤) 논문에 따르면, 25~39세 가임기 직장여성 206명을 설문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잘못된 체형 인식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함으로써 출산율 증가 및 건강 관련 행동, 이에 대한 교육 등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의 사회생활 지속에 대한 욕구와 이에 따른 스트레스가 있는지를 평가하고, 궁극적으로 이런 사항들이 앞으로 출산 계획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분석했다. 우선 사회생활을 지속하고자 하는 여성이 86.4%로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대부분 사회생활에 있어 ‘외모가 영향을 준다’고 생각(69.7%)했다.

또 자신의 체형은 대부분 올바르게 평가하고 있으면서도 이상적인 체형 또는 정상체형을 ‘정상체중’이 아닌 ‘저체중’으로 인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평균 신체 체질량지수(BMI·신장과 체중의 비율을 사용한 체중의 객관적인 지수)는 20.03㎏/㎡로 ‘정상 기준’임에도, 이상적인 BMI를 18.59㎏/㎡로 생각하고 있었다. BMI 정상은 20~25로 분류된다. 자신을 스스로 ‘통통하다’고 평가한 대상자의 79%가 정상 BMI에 해당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향후 임신 중 체중 증가에 대한 두려움으로 출산 계획에 영향을 주는가’라는 질문에 ‘출산 및 육아가 망설여진다’는 응답자가 33.8%에 달하는 등 저출산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응답자의 84.7%가 사회·문화적으로 ‘체형’에 대한 관념이 잘못됐다고 평가했고, 그 이유로는 ‘마른 체형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60.8%에 달해 외모 중심적인 사회 분위기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