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철통 경계 중국 군인들이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중 기간(8∼10일)에 묵을 숙소인 세인트레지스 호텔 주변의 경계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트럼프, 오늘 중국 방문

내일 베이징서 정상회담 열어
남중국해 영유권 등 입장 대립
외신 “시진핑 주연 트럼프 조연”

中, 習 2기 맞아 첫 외교행사
국빈 방문 이상의 ‘황제 예우’

전 세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핵, 무역역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현안을 놓고 미·중간에 누가 주도권을 쥘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번 미·중 정상회담의 핵심의제인 북핵 해결을 위한 대북 압박과 제재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 확대’를 주문하고 있는 반면에 시 주석은 ‘제재와 대화의 병행’을 원하고 있어 보다 강화된 대북 공조체제가 구축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오후 서울을 출발해 베이징(北京)에 도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소식을 전하면서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이후 중국을 방문하는 첫 해외 지도자”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미국에 신형국제관계를 원하는 중국의 관심은 미·중 관계의 주도권에 모였다. SCMP는 “시 주석이 덩샤오핑(鄧小平)과 마오쩌둥(毛澤東) 이후 중국의 가장 강력한 지도자로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할 것”이라며 “시 주석이 자신의 지위를 높였으며 당과 중국에 대한 지도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의 지도자들이 미국 대통령과 동등한 권력을 추구해왔다”며 “시 주석은 그 이상의 것을 원한다”고 언급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4월) 플로리다 마라라고 정상회담 이후 시진핑의 권력은 더 커진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 수렁에 빠져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또 독일 도이체벨레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연’인 시 주석을 위한 훌륭한 ‘조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정상은 9일 예정된 정상회담에서 북핵 해법을 놓고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 제재와 압박은 동의하지만 단독 제재 확대 및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등은 반대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손발을 꽁꽁 묶고 핵 포기 대화의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기 위해서는 중국의 철저한 경제 봉쇄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 불균형에 대해서도 칼날을 세우고 있다.

일단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빈 방문 이상의 ‘황제예우’에 나설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오후 베이징에 도착해 곧바로 구궁(故宮·자금성)으로 이동한다. 시 주석은 청나라 건륭제가 차를 마시며 독서실로 쓰던 자금성(紫禁城) 서남쪽 삼희당(三希堂)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차를 마시는 일정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저녁 구궁 내 건복궁(建福宮)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연회를 열 예정이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