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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의 장관 임명을 놓고 정치권과 중소기업계가 연일 술렁이고 있다. 애초 중소벤처, 소상공인 등 업계는 중기부 장관이 빨리 임명돼 산적한 현안에 힘을 합쳐 대응하길 원했다. 그러나 홍종학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을 지켜보며 실망은 물론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홍 후보자의 최근 언행은 장관 인사청문회까지 갔다가 낙마해 ‘생활인’으로 돌아간 박성진 전 후보자와 무척 대비된다. 박 전 후보자는 지난 8월 24일 후보에 지명되고 나흘 만인 같은 달 28일 주요 중소기업단체장과의 간담을 위해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았다. 기자실도 방문해 “장관으로 임명되면 소상공인, 중소기업, 기술벤처의 경쟁력을 높이고 4차 산업혁명에서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같은 달 31일에는 자신의 역사관, 이념 논란 등에 대해 해명하겠다며 다시 기자실을 찾았다. 두 시간여 동안 계속된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공부하겠다” “확인해보겠다”면서도 적극적으로 응했다. 끝내 국회 문턱을 넘지는 못했지만, 그는 적어도 공직 후보자로서 ‘성심’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 후보자도 지명된 지 열흘이 지난 뒤인 지난 2일 주요 중소기업단체장과 간담을 위해 중기중앙회를 찾았다. 쪼개기 증여, 저서에서 학력 비하, 부동산 다운계약서 작성 등 논란이 증폭되는 시점이었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에서 홍 후보자는 “중소업계의 입장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호소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갖가지 의혹에 대해 설명 들을 게 많은 기자들을 외면한 채 접촉조차 하지 않았다. 박 전 후보자가 기자회견을 두 번이나 자청해 자신을 소명하려 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페이스북을 통해 ‘청문회에서 밝히겠다’고만 했다.

물론 홍 후보자가 언론을 회피하는 게 의혹에 대해 떳떳해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궁금증이 많은 국민을 대신해 질문을 던지는 언론을 홀대하는 것을 보면, 그가 중소기업계의 사정을 꼼꼼하게 살피는 수장이 되리라는 기대는 접어야 하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중기중앙회 간담회가 끝난 뒤 한 기업인은 “홍 후보자의 생색내기에 이용당한 거 같다”고 했다. 자신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업계의 정서를 홍 후보자는 과연 알고 있을까.

김윤림 경제산업부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