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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만남 경험 청소년 75%
채팅 앱·사이트 통해 만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 알선 및 유인행위가 3년 만에 12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채팅앱을 통해 청소년을 성매매로 끌어들이는 경우가 많아 채팅앱 접속에 제한을 두는 등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성가족부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김승희(자유한국당) 의원실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청소년 성매매 알선 및 유인행위 신고 건수가 해마다 증가했다. 연도별로는 2013년 214건에서 2014년 666건, 2015년 1091건, 지난해 2615건으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는 8월까지만 1443건으로 확인됐다.

청소년 성매매 알선 및 유인행위 대부분은 채팅앱 등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가부의 ‘2016 성매매 실태조사’ 결과, 청소년들이 조건만남을 하는 경로는 ‘일대일 채팅앱’이 37.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랜덤채팅앱’(불특정 다수와 무작위 만남을 주선하는 프로그램·23.4%) ‘채팅 사이트’(14.0%) 등으로 조사됐다.

의원실은 청소년들이 성매매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통로로 악용되는 채팅앱 등의 인증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의원실에서 다운로드 수가 500만 건인 한 랜덤채팅앱을 사용해 본 결과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설치할 수 있었다. 김 의원은 “16세 여학생을 가장해 앱에 접속하자 인증 절차 없이 ‘27세 성인 남성’과 채팅을 할 수 있었고, 남성은 사진을 요구하면서 ‘오늘 당장 만나는 것도 가능하다’고 답했다”며 “현행법상 처벌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정부가 손을 놓고 사실상 면죄부를 주고 있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