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의 달인’으로 불리며 개인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히고 수백억 원대 사기·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이상종(60) 전 서울레저그룹 회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2년 감형된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 이영진)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하며 “경매투자 등으로 투자금을 받아 갚지 않고 횡령해 피해자는 400여 명에 이르고 그 피해액만 430여억 원에 달하는 큰 규모의 범죄”라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일부 피해자와 관련된 업무상 배임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감형했다.

　수백억 원대 피해액을 고려한 듯 재판부는 “상당수 피해자가 선처를 호소했으나 이 전 회장이 (사회에) 나와 회복되길 바라는 것으로 실질적으로 피해가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법원 경매직원 출신인 이 전 회장은 지난 2000년부터 경매 건물을 싸게 사들여 찜질방과 헬스클럽 등을 운영하며 서울레저그룹을 경영해 8000억 원대 자산을 보유하게 됐고, ‘경매의 달인’이란 칭호를 얻었다. 하지만 2008년 불어닥친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로 계열사 연쇄 부도를 맞았다.

　이 전 회장은 자기 자본 없이 투자 명목으로 수백억 원대 자금을 유치해 돌려막기식으로 서울레저그룹을 운영해 413억 원대 사기 및 배임 혐의와 189억 원대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부동산 경매 실무 학원을 열어 수강생들을 상대로 경매투자로 수익을 얻을 것처럼 속인 후 72억여 원을 빼돌리기도 했으며, 사업이 기울자 대부업자와 하도급 업체 등을 속여 돈을 끌어모으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