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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독립주도 수뇌부 진압
벨기에 검찰, 강제 송환 가능성

주민 2만여명 곳곳 항의 시위
푸지데몬 “스페인,심각한 실수”

2일 스페인이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추진하다 벨기에로 도피한 카를레스 푸지데몬(사진)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 등의 유럽연합(EU)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공권력을 동원한 진압에 들어갔다. 오리올 훈케라스 전 자치정부 부수반 등 8명의 전 각료는 전격 구속됐다. 푸지데몬 전 수반이 해외에서 장외투쟁을 할지, 아니면 귀국해 옥중투쟁을 할지 유럽사회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AFP통신 등은 스페인 법원이 현재 벨기에에 체류하고 있는 푸지데몬 전 수반과 다른 4명의 각료에게 EU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다. EU 회원국 간 사법공조에 따라 벨기에 검찰 등에 의해 스페인으로 강제 송환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푸지데몬 전 수반의 변호인인 폴 베카트는 이날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푸지데몬 전 수반을 포함한 5명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는 소식을 방금 들었다”며 “이는 벨기에 브뤼셀 연방검찰에 범죄인 본국 송환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푸지데몬 전 수반이 계속 벨기에에 머무냐는 질문에 그는 “당연하다. 벨기에 당국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했으며 그렇게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벨기에 법원이 스페인의 송환 요청을 승인할 경우 항소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일단 벨기에에 머물며 버티겠다는 뜻이다.

푸지데몬 전 수반 등은 현재 스페인 검찰로부터 반역죄, 소요죄, 공금유용 등의 혐의를 받고 있으며, 반역죄 유죄 판결 땐 최대 징역 30년형을 받을 수도 있다.

스페인 법원은 또 이날 오리올 훈케라스 전 부수반과 호르디 투룰 전 대변인 등 8명의 전 자치정부 각료를 구속했다. 카르멘 라멜라 판사는 “푸지데몬 전 수반이 출국한 만큼 다른 관료들 역시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피고 중 일부가 이미 형사상 책임을 피해 다른 나라로 떠났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 방송은 전 자치정부 관료들을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경찰차를 보여주며 이들이 각기 다른 교도소에 수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카탈루냐의 독립파 시민들은 항의에 나섰다. 카탈루냐 자치의회 앞에 경찰 추산 약 2만 명의 군중이 모여 항의 시위를 벌였으며, 헤로나와 타라고나 등 다른 지역에서도 수천 명이 모여 시위에 들어갔다. 이들은 카탈루냐기(에스텔라다)와 ‘자유’라고 적힌 팻말을 흔들며 “전 관료들을 석방하라” “이것은 정의가 아닌 독재”라고 외쳤다. 푸지데몬 전 수반도 즉각 항의 성명을 발표하고 “스페인이 아주 심각한 실수를 저질렀다”며 전 부수반 등의 석방을 요구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