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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계 기업 첫 1만2000개 돌파… 日·中 기업 약진

국내엔 규제 칼날 들이대지만
외국계는 반사이익… 역차별

규제 없이 본국에 거액송금
세금 회피·國富 유출 지적도
“재무·수익구조 파악 어려워”

국내 기업은 점증하고 있는 관치형 규제로 발목이 잡혀 허덕이고 있는 반면, 외국계 기업의 국내 진출은 ‘날개’를 달았다. 국내에 들어온 외국계 기업이 처음으로 1만2000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일본, 중국기업의 약진이 눈에 띈다.

국내 기업에 대해서는 신정부 들어 프랜차이즈, 유통, 하도급, 대리점 분야의 불공정 거래 관행과 담합 근절,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이유로 일감 몰아주기 차단 등 각종 규제 칼날을 들이대고 있지만, 대부분의 외국계 기업은 비켜나거나 반사이익을 얻어 역차별 논란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3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투자법인, 외국 법인의 한국 지점, 연락사무소를 포함한 외국계 기업은 1만2085개로, 2015년 대비 1.52%, 2012년과 견줘서는 8.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외국인투자 촉진법’ 적용을 받아 국세청에 등록된 외국인 투자법인은 8513개로 전년 대비 1.6%, 외국 법인 지점은 1880개로 2.2%, 연락사무소는 0.5% 각각 증가했다.

외국계 기업을 업태별로 보면, 도매업이 3788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비스업(2917개), 제조업(2135개), 운수·창고·통신업(465개), 금융·보험업(339개), 부동산업(247개), 소매업(162개), 음식·숙박업(135개) 순으로 뒤를 이었다.

국가별로 보면, 외국인투자법인은 일본(2197개), 미국(1535개), 중국(760개), 독일(460개) 순으로, 일본·미국이 전체의 43.8% 차지했다. 외국 법인은 미국(420개), 일본(395개), 홍콩(172개), 싱가포르(165개), 중국(130개) 등 중화권 화교 자본의 진출이 두드러졌다.

외국계 기업이 별 규제 없이 지속해서 진출 속도를 높이고 영업망을 확충하는 데다, 배당, 기술료 등의 명목으로 거액을 본국으로 보내면서 세금 회피와 함께 국부(國富) 유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서비스, 정보기술(IT) 분야만 해도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외국계 기업 진출이 두드러지면서 부작용이 심화하고 있다”며 “외국계 기업은 외부 감사 및 공시의무가 없는 유한회사로 바꾸는 바람에 재무정보, 수익구조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