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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오딩가, 불복종운동 선언
폭력사태 가능성… 정국 요동

케냐 대통령 재선거에서 우후루 케냐타(사진) 현 대통령이 98.26%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승리했다. 선거를 보이콧했던 야권의 라일라 오딩가 전 총리는 불복종 운동을 선언해 케냐 정국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30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케냐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6일 치러진 대선 재선에서 케냐타 대통령이 748만3895표를 얻어 98.26% 득표율로 승리했다고 밝혔다. 케냐타 대통령은 이날 당선이 확정된 뒤 “이번 선거가 마지막이 되길 바란다”며 “국민 여러분이 나의 승리를 다시 확인해 주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발표된 득표율은 전국 291개 선거구 중 266개 선거구의 결과를 집계한 것이다. 앞서 오딩가 전 총리를 지지하는 야권의 격렬한 시위로 25개 선거구에선 투표가 이뤄지지 못했다.

투표가 이뤄지지 못한 곳을 모두 합친 재선거의 투표율은 38.84%에 불과했다. 지난 8월 8일 선거 당시 투표율이 78.1%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이는 강력한 맞수인 오딩가 전 총리의 불출마와 선거 보이콧에 따른 것이다. 케냐타 대통령이 승리했던 8월 대선을 무효 결정한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치러진 이번 재선거에서 오딩가 전 총리는 선관위의 개혁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불출마를 선언했고, 지지자들에게 “투표소에 가지 말라”며 선거를 보이콧했다. 이에 따라 이번 재선거의 정당성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오딩가 전 총리는 지난 29일 “이번 재선거는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 불복종 운동을 전개하겠다”며 “신뢰할 수 있는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한다”고 밝혔다. 폭력 사태의 가능성도 크다. 케냐타 대통령은 키쿠유족이고 오딩가 전 총리는 루오족이어서 종족 간 분쟁으로 번질 수도 있다.

케냐의 정치 평론가 패트릭 가타라는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칼럼에서 정당성 문제를 언급하면서 “위험은 아직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단체인 국제 앰네스티 발표에 따르면 지난 8월 대선 이래 시위 등으로 케냐에서 최소 67명이 사망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