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홈런이 폭발적으로 터지면서 공인구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30일 오전(한국시간) “LA 다저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 모두 월드시리즈 공인구가 정규시즌 공인구보다 더 미끄럽다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29일 열린 4차전까지 올해 월드시리즈에서 총 15홈런이 나왔다. 휴스턴이 8홈런, 다저스는 7홈런. 15홈런은 월드시리즈 통산 한 시즌 최다 홈런 공동 9위에 해당한다. 26일 2차전에서 다저스와 휴스턴은 4홈런씩 날려 월드시리즈 한 경기 최다 홈런 기록을 다시 썼다.

월드시리즈 최다 홈런은 애너하임 에인절스(현 LA 에인절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격돌한 2002년의 21개다. 당시 7경기에서 21홈런이 터져 팀별 경기당 홈런은 1.5개였다. 올해는 4차전까지 1.88개를 유지하고 있으며, 7차전까지 이어진다면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다저스와 휴스턴은 월드시리즈 공인구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휴스턴의 투수 저스틴 벌랜더는 “월드시리즈 공인구가 더 미끄럽다”며 “공에 펜으로 사인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주장했다. 릭 허니컷 다저스 투수 코치는 “3차전 선발이었던 다르빗슈 유가 ‘공이 더 미끄러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찰리 모턴(휴스턴)은 “동료인 랜스 매컬러스 주니어가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어떤 공인지 정확히 맞혔다”며 “(월드시리즈 공인구와 정규시즌 공인구는) 확실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투수들은 공이 미끄럽기에 슬라이더를 던지는 게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벌랜더는 “슬라이더를 던지기가 쉽지 않다”면서 “족 피더슨에게 홈런을 허용한 것도 슬라이더였다”고 말했다. 다르빗슈는 3차전에서 슬라이더를 14개 던졌지만 한 번도 헛스윙을 유도하지 못했다. 이는 올해 정규시즌, 포스트시즌 34경기 등판 중 처음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월드시리즈 공인구는 정규시즌 공인구와 같은 재질을 사용해 동일한 과정을 거쳐 제작됐다고 밝혔다. 피터 우드포크 메이저리그 경기운영 부문 수석 부사장은 “정규시즌 공인구와 차이점은 공에 새겨진 금색 잉크(월드시리즈 표시)뿐”이라고 해명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는 6105홈런이 나와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고 이에 따라 ‘공인구 조작 논란’이 일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