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후보자의 표리부동이 국민을 참담하게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23일 지명 발표 이후 겨우 1주일 지났지만, 면세점 정책 실패를 초래한 ‘홍종학법’, 재벌을 ‘암’이라고 지칭하는 등의 반(反)대기업 정서 등 기업 활동을 지원하는 장관으로는 부적절한 소신에 이어 ‘쪼개기 상속’, 학벌주의 조장, 자녀 특수학교 진학 등 온갖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홍 후보자는 자신은 그렇게 처신하면서 대외적으로는 부(富)의 세습과 편법 증여를 비판하는 법 개정에도 앞장섰다고 한다. 가위 ‘전방위 위선(僞善)’으로 이중인격 아니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홍 후보자의 아내와 딸은 2015년 홍 후보자 장모 소유의 상가 건물 지분을 각각 25%(당시 8억6500만 원 신고)씩 증여받았는데, 딸은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이런 ‘쪼개기·격세 증여’로 1억 원 가량의 증여세를 절세했다. 세금 납부를 위해 딸은 어머니로부터 2억 원의 금전 대차 계약을 했다고 한다. 홍 후보자는 2014년 국회의원 시절 격세 상속·증여가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며 할증액을 상향하는 법안을 발의한 적도 있다. 이 딸은 1년 학비만 1500여만 원이 들어가는 특성화 중학교에 재학 중인데, 홍 후보자는 문재인 대선 캠프의 정책부본부장을 맡으면서 ‘특목고·자사고의 단계적 일반고 전환’ 공약을 만들었다고 한다. 지난 1998년 펴낸 저서에서 ‘명문대를 나오지 않으면 중소기업 운영은 성공하더라도 근본적인 소양이 없다’고 주장했는데, 중소기업 임직원 다수가 ‘비명문대 출신’이다.

문 정부의 장관급 인사 중 상당수가 언행 불일치를 보여 지탄을 받았다. 홍 후보자는 결정판이다. 문 정권은 물론 진보의 품격까지 오염시키고 있다. 장관 자격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공인 의식조차 의심된다. 증여에 불법성은 없는지 세무 조사나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조속히 사퇴하는 것이 국민 분노를 달래고 문 대통령에게도 이로울 정도(正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