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나란히 가는 核항모·보급선·이지스함 미 해군 3함대 소속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CVN-71)가 지난 27일 태평양 해상에서 알레이버크급 이지스구축함 할시호(DDG-97)와 보급선 과달루페호(T-AO 200)와 함께 한반도 인근의 서태평양 해역으로 항해하고 있다. 미 해군 제공

亞순방 메시지 최종조율

韓엔 적극적 對北압박 요구
中과는 北核해법 담판 예상
習 반응 따라 향방 갈릴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3∼14일 아시아 순방에서 ‘힘을 통한 외교’를 본격화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한국에 대북 독자제재 시행을, 중국에는 전면적 대북제재 동참을 요구하면서 군사력에 기반을 둔 대북제재·압박 기조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지난 18일 공산당대회에서 강대국의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분발유위(奮發有爲)’를 내세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북핵 문제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을 연쇄 면담한 뒤 11월 1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틸러슨·매티스 장관이 참석하는 이른바 ‘4인 회의’에서 한·중·일 3국에 전달할 대북정책 기조·원칙을 최종 조율할 예정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대북제재에 기초한 현행 대북정책 기조에서 다소 이탈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한·중 양국에 강력한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관망이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한반도 방어 공약 및 확장된 억제력 제고 등을 확인하는 한편, 대북 군사적 옵션(선택) 가능성도 언급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7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북 독자제재 시행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18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 당시 미국 측 참석자인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이 임성남 외교부 1차관에게 유사한 제안을 했다는 일본 아사히(朝日)신문 보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한·미 동맹이 이상 없다는 입장이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의 ‘소극적인 행보’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현 단계에서 대북공조체제의 대오를 흩트릴 수 있는 ‘대북 인도적 지원 필요성’ 얘기가 서울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것도 트럼프 행정부에는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8∼10일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 북핵 해법을 놓고 시 주석과 담판을 지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전면 이행과 함께 대북 원유공급 중단 등을 포함한 레버리지(지렛대) 사용을 요청할 것으로 워싱턴 외교가는 파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과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및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 등 무역 문제를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