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 소지”…인권위 권고 불수용

진보 성향의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다른 시·도로 전출 신청을 할 때 경력에 육아휴직 기간을 포함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에 대해 “특혜 소지가 있다”며 수용하지 않았다.

인권위는 27일 “이재정 교육감이 육아휴직 기간을 교육 경력에 포함해 계산하라는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최근 경기도교육감은 “‘다른 시·도 전출을 위한 교육 경력’에 육아휴직 기간을 더할 경우, 육아휴직을 하지 않고 근무한 사람과 비교해 ‘특혜’가 될 수 있다”며 불수용 입장을 통보했다. 현재 근무지에서 2년 이상 5년 이하 근무할 경우 반드시 인사이동을 해야 하는데, 인권위 권고를 적용하면 근무연수에 육아휴직 기간이 포함돼 오히려 인사이동 기간이 짧아지는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인권위는 “경기도교육감은 ‘교육공무원법’ 및 ‘양성평등 기본법’에 따라 육아휴직을 이유로 인사상 불리한 처우를 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고 반발했다. 인권위는 경기도교육감의 권고 불수용 사유에 합리적 이유가 없다며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5조 제5항에 따라 불수용 사실을 공표하기로 결정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이미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인천·대구·강원·경북·충북·충남·전북·전남 등 8개 교육청은 육아휴직 기간을 ‘타 시·도 간 전출을 위한 교육경력’에 포함하고 있다.

앞서 인권위는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A 씨가 제기한 진정을 바탕으로 지난 4월 “육아휴직 기간을 시·도 간 전출을 위한 교육 경력 기간에 포함하지 않는 것은 임신 또는 출산을 이유로 한 차별 행위”라며 경기도교육감에 관련 규정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육아휴직을 경력에 산입하지 않는 9곳 중 경기도에서만 인권위 진정이 접수됐다. A 씨는 남편이 직장을 옮김에 따라 전출 신청을 하려고 했으나 경기도교육청이 전출 대상을 ‘경기도 내 교육 경력 3년 이상인 자’로 제한하고, 육아휴직 기간을 교육 경력으로 인정해주지 않아 신청할 수 없었다며 진정을 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