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추진하다 다른 목소리 국민
“국감 파행시킨건 추태”
바른, 한국당 입장 적극 동조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책공조, 선거연대를 추진하겠다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에 대해서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바른정당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해임촉구결의안까지 꺼내든 자유한국당에 보조를 맞춘 반면 국민의당은 한국당의 국정감사 보이콧을 강력 규탄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27일 국감대책회의에서 “이번 방문진 이사 보궐선거 과정은 이 나라가 정말 민주주의 국가, 법치국가가 맞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며 여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위원장이 26일 항의 방문한 한국당 의원들에게 ‘(선임하라는) 외부의 엄청난 압박이 있다’고 했다는데, 이는 누가 봐도 청와대와 여당의 압박을 받은 것으로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한국당이 이 위원장 해임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적극 동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한국당 비판에 무게추를 뒀다. 안철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도대체 방문진이 뭐라고 대한민국 국회의 국감을 멈춰 세우는 것이냐”며 “애꿎은 국감을 파행시킨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추태”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한국당은 ‘어떻게 장악한 방송인데 내놓느냐’고 생각한다면 꿈 깨시라”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지난 2009년 방문진 이사 9명 중 6명을 ‘친이명박 강성 뉴라이트’ 인사로 임명하고 (MBC 전 사장) 김재철 씨를 앞세워 방송을 장악한 당사자들이 한국당 아니냐”며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방송장악이라는 잔혹사에 반성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정책과 선거연대로 중도세력 통합 분위기를 띄웠지만 이번 현안을 통해 지난 보수정권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이견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칼날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할 때 국민의당은 철저한 규명 등을 주장했지만 바른정당은 당 공식 논평 등을 통해 이를 정치보복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