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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샤오핑 흑묘백묘론 뒤집고
연설서 수차례 ‘탈빈곤’ 강조

中상무위원단 모두 퇴임연한
장기집권의 포석까지 깔아놔

“대국으로서 할 일은 하겠다”
더 공세적인 대외관계 전망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2기는 더욱 강력해진 권한을 바탕으로 대외적으로는 ‘신형 대국 및 국제관계’를 통해 미국 위주의 질서에 도전하면서 대내적으로는 사회주의적 가치 제고와 계층 간 소득 불균형 성장 문제 해소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자신의 시기를 ‘신시대’로 규정하면서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목표로 한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자신의 이름을 넣어 당장(黨章·당헌)에 집어넣었다. ‘시진핑 사상’을 통해 마오쩌둥(毛澤東)급 반열에 오른 시 주석은 명분뿐인 ‘개혁·개방’을 제외하고는 덩샤오핑(鄧小平) 이후 40년 가까이 지속해 온 가치를 뒤집었다.

시진핑 집권 2기는 상무위원 7명 체제를 갖춤으로써 큰 틀에서의 집단지도체제 형식은 유지했으나 최고 지도부 인선에서 지배적 지분을 확보해 앞으로 5년간 절대적 권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그는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음으로써 덩샤오핑이 정한 ‘격대지정(隔代指定)’의 불문율을 처음으로 깼다. 격대지정은 전전임 지도자가 한 세대를 건너 차차기 지도자를 지명하는 당내 규율이다. 또한 정치국원 상당수를 자신의 측근으로 채워 넣어 막강한 1인 집권 체제를 구축해 충성 경쟁을 유도하고 나아가 장기 집권의 포석까지 깔아 놓았다. 시 주석이 개인 숭배를 우려해 덩이 폐지한 당 주석직마저 부활한다면 덩의 정치적 전통과는 완전 단절하게 되는 셈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덩을 뛰어넘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당 대회는 ‘결의’를 통해 “중국의 사회 주요 모순은 인민의 날로 늘어나는 아름다운 생활에 대한 수요와 불균형적이고 불충분한 발전 사이의 모순으로 전환되었다는 중대한 논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덩이 개혁·개방을 하면서 내세운 ‘선부론(先富論)’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제는 부의 불평등을 해결해 같이 부자가 되자는 ‘공부론(共富論)’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또한 연설에서 수차례 “샤오캉 (小康)사회 건설에 있어 한 명의 인민도 빠져서는 안 된다”면서 수차례 ‘탈빈곤’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탈이념 실용주의인 덩의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을 뒤집고 “사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로써 시진핑 2기는 더욱 강력한 사회적 규율과 자신감, 그리고 평등을 중시하는 정책이 실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적으로는 덩샤오핑의 유훈인 ‘도광양회(韜光養晦·조용히 힘을 기름)’를 버렸다. 시 주석이 분발해 성과를 이뤄낸다는 이른바 ‘분발유위(奮發有爲)’를 강조하는 이유다. 또 대외적으로 패권을 추구하지는 않겠지만 중국 국가 이익을 침해하면 강력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시 주석은 “중국이 손해를 감수하는 쓴 열매를 삼킬 것이라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차례 “인류 운명 공동체에 기여하겠다”고 밝힘으로써 미국의 빈자리를 메워 세계 지도적인 국가로 나아갈 것임을 천명했다. 이로써 시진핑 2기의 대외 관계는 더욱 공세적이고 팽창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