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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보상법 시행령 개정 예고

일용품 구매·가족 병간호 위해
출퇴근 경로 벗어나 부상당해도
내년부터 업무상 재해로 인정
1인미만 사업장 산재보험 적용

앞으로 출퇴근 경로를 일탈 또는 중단한 사유가 자녀 등·하교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일 경우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로 △일용품 구매 △직무 관련 교육·훈련 수강 △선거권 행사 △아동 또는 장애인의 등·하교 또는 위탁 △진료 △가족 병간호 등이 명시됐다.

고용노동부는 25일 취약계층 노동자 및 영세 규모 사업장에 대한 보호 강화와 차별 개선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 징수 등에 관한 법률’의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통상적인 출퇴근 경로에서 일탈 또는 중단하던 중에 사고가 발생하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지 않지만, 그 사유가 6개 일상생활 행위에 해당하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다는 새로운 규정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그동안 산재보험이 적용되지 않았던 ‘상시 근로자 1인 미만 사업장’과 ‘무면허 업자가 시공하는 2000만 원 미만(100㎡ 이하) 건설공사’도 내년 7월 1일부터 보험 적용을 받는다. 고용부는 영세 사업장에 종사하는 취약 노동자 약 19만 명이 산재보험의 혜택을 받는다고 추산했다.

업무상 질병에 대한 증명 책임도 완화된다.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 인과관계가 있음을 재해자나 유족이 입증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의학 전문가가 아니면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앞으로 작업 기간·노출량 등에 대한 인정 기준 충족 시 반증이 없는 한 상당 인과관계가 인정된다. 산재보험 요양급여 신청 시 재해 발생 경위에 대해 보험 가입자인 사업주의 날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도 폐지된다. 앞으로는 근로복지공단이 직접 사업주에게 재해 발생 경위를 확인한다.

보험수지율에 따라 산재보험료율을 증감해주는 개별 실적 요율제도의 적용 대상 및 증감 폭도 2019년부터 개선된다. 수지율은 최근 3년간의 개별 사업장의 산재로 인한 보험급여 지급 총액을 당해 사업장 보험료 총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현재 10~29인 사업장에선 ±20%, 30~149인 사업장에선 ±30%, 150~999인 사업장에선 ±40%, 1000인 이상 사업장에선 ±50%의 차등 증감이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보험료 할인액이 대기업에 집중되고, 산재 신고 시 보험료 인상 때문에 산재 은폐가 많아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앞으로 개별 실적 요율제도의 적용 대상이 30인 이상 사업장, 증감 폭은 ±20%로 통일된다. 증감 폭 개선에 따른 할인액이 줄면 전체 산재보험료율이 인하돼 영세 사업장의 산재보험료 부담이 경감될 전망이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