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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교는 고려시대에 처음 설립돼 조선시대로 계승된 지방 교육기관이다. 서당이 민간이 세운 사립학교였다면 향교는 지금의 국립학교에 해당된다. 전국적으로 234개가 있으며 아직도 유교 정신에 입각한 교육이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 한강 조망이 뛰어난 궁산 자락에 있는 양천향교는 전국에 산재한 234개의 향교 중 유일하게 서울에 있는 향교다. 인근에 있는 9호선 지하철 역명도 양천향교역이다.

양천향교는 태종 11년인 1411년에 창건돼 문묘와 지방 교육기관의 기능을 해왔다. 조선 말 학제가 크게 개편되면서 교육 기능을 잃었지만 광복되면서 본래 위치 그대로 건물들이 복구되고, 1965년 12월 재단법인 서울특별시 향교재단이 설립된 후 보수와 복원 공사로 오늘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양천향교터는 1990년 6월 18일 서울시 기념물 제8호로 지정됐다.

향교 앞에 서면 먼저 고풍스러운 홍살문이 방문객을 맞는다. 향교의 공간은 크게 공부를 하는 강학공간과 제사를 지내는 제향공간으로 나뉘는데 홍살문 뒤편 외삼문으로부터 내삼문 사이가 강학공간으로 명륜당이 자리 잡고 있다. 내삼문 뒤편 향교의 제일 안쪽에는 제향공간인 대성전이 있다. 대성전에는 공자 등 성현들의 위패를 모셔놓았다. 대성전 앞에는 수령이 족히 100년은 넘겼을 은행나무가 짙은 그늘을 만들어놓고 있다.

사실 국내의 수많은 향교는 1894년(고종 31년) 이후 과거제도가 폐지되면서 유명무실한 기구가 되었다. 그래서 한동안 제사 기능만을 겨우 유지하며 유교 문화의 상징으로만 존재해 왔다. 그러나 최근 지방자치단체별로 향교 활성화 사업 등을 벌이며 청소년 인성교육이나 지역 커뮤니티 역할로 다시 자리매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서울 강서구 역시 양천향교에서 청소년 교육문화체험 프로그램 ‘605년의 양천향교, 지금 되살아나다’를 운영하고 있다. ‘한복에 예절을 입히다’ ‘양천향교 겸재 정선에 취하다’ 등의 청소년 인성 교육에 도움이 되는 강좌가 열리고 있다. 그리고 향교 자체적으로 ‘주역’ ‘논어’ ‘맹자’ ‘문인화’ ‘한글서예’ ‘ 고문진보’ 등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향교 관계자에 따르면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교육의 경우 대부분 중년층 이상 세대가 참여하며 젊은 사람들은 찾지 않는다고 한다.

글·사진=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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