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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기간 9년 연구비 470억
올 매출 700억원 달성 앞둬

한국 제약업계에서 개별 의약품이 연 매출 500억 원을 넘어서면 ‘블록버스터급 제품’으로 불린다.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500억 원 이상 팔리는 외국 제약사 약은 많았지만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토종 신약은 좀처럼 그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LG화학은 당뇨치료제 ‘제미글로’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제미글로가 토종 신약 중에서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 500억 원을 넘어선 것이다. 이는 토종 신약의 신뢰성과 시장성을 끌어올린 상징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제미글로는 개발 기간만 9년, 연구비용만 470억 원이 투입됐다. 제미글로는 출시 첫해인 2013년 매출이 56억 원에 불과했으나 2014년 143억 원, 2015년 248억 원을 거쳐 지난해 연매출 500억 원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매출만 약 350억 원에 달해 연 매출 700억 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LG화학은 국내 성과를 발판으로 해외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 아벤티스, 멕시코의 스텐달 등과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신흥국 중심으로 제미글로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해외 파트너사 영업망을 활용해 인도, 태국, 콜롬비아 등 20여 개국에서 판매 허가 마무리 단계를 밟고 있다. 2018년까지 30여 개국에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LG화학이 지난 2011년 국내 최초로 선보인 히알루론산 필러 ‘이브아르’는 중국에서 한류를 일으킨 제품이다. 9개로 세분화된 라인업으로 시술 목적과 부위에 따라 맞춤형으로 선택할 수 있어 의료진과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는 평을 받고 있다.

LG화학은 2013년 중국에 이브아르를 처음 선보였고, 지난해 중국 매출 300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중국 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 화동닝보제약과 이브아르 제품을 앞으로 5년간 최소 641억 원에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LG화학은 러시아, 이탈리아, 멕시코 등 25개국에 이브아르를 수출했으며, 올해 영국, 이란, 베트남 등으로 수출 국가를 넓힐 계획이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