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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5% 인상 개정안 내놔

기업 유치·고용 증대 악영향

美 20%·英 17%로 인하 추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 확충을 이유로 각종 세금을 인상했던 선진국들이 최근 경제성장을 위해 다시 세금을 낮추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대표적인 세금이 법인세다.

25일 미국의 글로벌 회계·컨설팅회사 KPMG의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평균 법인세율은 2006년 27.5%에서 지난해 24.63%까지 떨어졌다. 조사 대상 116개국 중 법인세율이 인상된 국가는 칠레, 세르비아, 슬로바키아 등 7개국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법인세율도 같은 기간 27.67%에서 24.85%로 낮아졌다.

기업 유치와 고용 증대를 위한 법인세 인하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법인세 인하는 기업의 세금 부담을 줄이고 투자를 늘려 일자리를 창출하고 개인소득과 국가의 부를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기업들의 국외 이탈을 막기 위해 35.0%인 법인세율을 20.0%까지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영국은 현행 19.0%인 법인세율을 2020년까지 17.0%로 내릴 계획이다. 프랑스도 33.3%인 법인세율을 25.0%까지 낮출 예정이다. 일본은 지난 2012년 법인세율을 36.99%에서 29.97%로 낮춘 뒤 23.4%까지 내렸고, 내년에는 0.2%포인트를 더 내릴 방침이다. 아시아 최저 수준 법인세율을 자랑하는 홍콩은 최근 16.5%의 단일세율이던 법인세를 누진제로 개편하면서 과세표준(과표·소득에서 공제액을 뺀 금액으로 세금을 매기는 기준) 200만 홍콩달러(약 2억9000만 원) 이하의 기업에는 세율 10.0%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법인세 인하가 외국 기업 유치로 이어져 세수를 늘리는 효과를 가져온 사례는 많다. 멕시코는 세금 우대 혜택으로 미국 자동차 기업 등을 유치해 2015년까지 10년간 법인 세수를 4배로 늘렸다.

아일랜드는 법인세율을 선진국 최저 수준인 12.5%로 낮춰 유럽 은행과 애플을 비롯한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의 유럽 거점으로 부상했다. 세율을 낮추자 2015년 법인 세수가 69억 유로(약 9조3000억 원)로 뛰어올라 역대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와는 반대로, 우리나라는 법인세를 올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8월 법인세 최고 세율을 22.0%에서 25.0%로 높이는 세법 개정안을 내놨다. 이명박 정부가 내렸던 법인세 최고세율에서 다시 3.0%포인트 상향하면서 과세표준 2000억 원 이상 대기업에 적용하겠다는 게 개정안의 내용이다.

대기업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각종 혜택도 없애고 있다. 투자·임금 인상·상생협력을 게을리하면 세금을 더 많이 내는 ‘투자·상생협력 촉진세’도 신설해 2020년까지 한시 적용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대기업에서 연간 3조7000억 원의 세금을 더 걷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기업의 투자 위축에 따른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당장 양극화를 해결하고자 법인에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 소득재분배에 사용하려는 정부의 정책이 무리하다고 볼 순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외국인 자본의 투자 유치나 기업의 일자리 창출에는 도움이 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