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속 반영땐 추가비용 발생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 방침에 따라 1만 명에 달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드는 비용이 최소 연간 6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공사가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덕흠(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체 추계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60개 용역업체 9927명 근로자와 연간 4252억 원의 용역계약을 체결 중이다. 인천공항공사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시 직접고용 요구를 수용해 용역업체 근로자 100%를 자회사가 아닌 공사 정직원으로 직접 고용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규직의 1인당 평균연봉은 3730만 원으로 정규직 전환 후에는 공사 대졸 신입 초봉 기준 4335만 원으로 상승해 605만 원의 차액이 발생하고, 연간 약 600억 원의 추가 예산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연봉 인상으로 인건비만 총 4289억 원에 이른다. 인천공항공사 측이 당초 현재 지불하는 전체 용역금액(4252억 원) 내에서 정규직 전환에 따른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인건비만으로도 용역금액을 초과한 것이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용역근로자 직접고용의 경우 공사 자체 임금체계와는 다른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별도의 임금체계를 설계 중”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공사 신입직원 초임 기준으로 산정했을 때에도 연간 600억 원이 늘어나는데 근속 반영 시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는 정부의 ‘국민 부담 최소화’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되고, 인천공항공사처럼 흑자기관의 사례를 잘못 좇아가다가는 공공기관의 동반 부실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에서 환경미화, 여객터미널 운영, 보안경비 등을 담당하는 60개 용역업체가 대부분 중소 또는 영세업체 위주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번 정책에 따라 4252억 원의 용역시장이 공중분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