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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가드 변신해 팀전력 큰힘
3경기 출전… 8.0어시스트 유지
도움1위 질주, 정확한 패스 강점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의 강력한 우승후보인 SK에 지난 17일 날벼락이 떨어졌다. 주전 포인트가드 김선형(29·187㎝)이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 3쿼터 도중 골밑슛 뒤 착지하다 오른쪽 발목을 다쳤기 때문이다. 김선형의 재활엔 무려 12주가 소요돼 전력에 큰 공백이 생겼다.

하지만 SK엔 이 만큼 튼실한 잇몸이 있었다. SK는 1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86-70으로 대승을 거두며 개막 후 3연승을 질주했다. 단독 1위. 김선형의 공백을 메운 잇몸은 200㎝의 포워드 최준용(23·사진)이었다. 문경은(46) SK 감독은 최준용에게 경기 중간 변칙적으로 포인트가드 역할을 맡겼고, 최준용은 9어시스트를 챙기며 기대에 부응했다. 최준용은 팀이 치른 3경기에 모두 출전해 게임당 평균 31분 17초를 소화하며 8.0어시스트를 유지,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김선형(5.3개)과는 무려 2.3개 차이. 비록 시즌 초반이지만, 최준용의 포인트가드 변신은 SK 전술 운용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해 게임당 2.4어시스트에 그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준용은 장신이면서도 정확하고 빠른 패스 능력을 갖췄다. 또 시야가 넓고, 공을 오랫동안 소유하는 스타일. 문 감독이 깜짝 포인트가드 기용을 시도한 이유다. 지난 8월 열린 2017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서도 허재(52) 대표팀 감독은 최준용에게 포인트가드를 맡겼고 최준용은 7경기에서 평균 3.7어시스트를 유지했다. 대표팀 주전 포인트가드인 박찬희(전자랜드·5.0개), 김선형(4.6개)에 이어 3번째로 많은 도움.

‘포인트가드’ 최준용의 스승은 김선형이다. 김선형과 최준용은 룸메이트. 선배인 김선형이 방장이고, 최준용은 방졸이다. 최준용은 지난 시즌 SK에 입단하면서 김선형과 묶였다. 경기가 끝난 뒤 숙소로 돌아와 김선형의 지도를 받으며 ‘복기’하고, 김선형에게 껌딱지처럼 붙어 다니며 패스 기술을 배웠다. 최준용은 LG와의 경기 직후 “선형이 형이었다면 이런 상황에서 어떤 플레이를 했을지 생각하면서 경기를 조율했다”고 말했다. 문 감독은 “김선형의 부재로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최준용의 뛰어난 리드와 패스로 인해 한시름 덜었다”며 “전력에 큰 구멍이 생겼지만, 최준용 덕분에 고비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