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4번째 메이저대회
19일 ‘벌타논란’으로 파행
3라운드로 축소 진행 방침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올 시즌 4번째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8억 원)이 선수들의 집단 반발로 1라운드 경기가 취소되는 불상사가 연출됐다.

KLPGA 투어는 20일 “전날 열린 1라운드를 취소하고 오전 10시 40분부터 1라운드를 다시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전날 경기 이천 블랙스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1라운드가 취소된 것은 그린과 그린 주변 지역(프린지)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생긴 논란 탓이다. 출전자 중 일부가 프린지 지역을 그린으로 착각해 공을 집어 들었으며 골프 규칙 18-2를 위반해 1벌타를 받아야 한다. 18-2에는 ‘규칙에서 허용된 경우를 제외하고 선수의 공이 인플레이 중일 때 선수·파트너 또는 캐디가 공을 집어 올리면 선수는 1벌타를 받는다’고 명시돼 있다.

그런데 KLPGA 경기위원회는 ‘그린 구역 경계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타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최진하 KLPGA 경기위원장은 “라운드 취소 사유가 되지 않는다”며 “2라운드부터는 프린지 구역을 그린으로 확대해 치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은 KLPGA의 조치가 공정하지 않다며 20일 오전 9시 10분으로 예정됐던 2라운드를 거부했다. 선수들의 반발에 부딪힌 KLPGA 투어는 19일의 1라운드 결과를 취소하고 20일 1라운드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이로써 이번 대회는 3라운드로 축소됐다.

KLPGA 1부 투어 대회 경기가 선수들의 반발로 취소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지난 2007년 KB국민은행 스타투어 4차 대회에서 1라운드 성적이 무효가 된 적은 있지만 선수들의 반발로 인한 것은 아니었다. 당시 첫날 경기가 폭우 때문에 진행에 차질을 빚어 둘째 날 1라운드 잔여 경기와 2라운드가 연달아 펼쳐졌다. 그러나 경기 진행 요원의 실수로 첫날 1라운드를 치른 선수들과 둘째 날 1라운드를 마친 선수들의 경기 조건이 달랐던 사실이 뒤늦게 발견됐다. 첫날은 17번 홀이 151야드였고, 둘째 날은 141야드로 줄어든 사실이 확인돼 일부 선수가 이의를 제기, 1라운드 경기가 모두 무효로 처리됐다.

1998년 국내 남자 대회인 KPGA 선수권대회에서는 2라운드 경기 도중 9번 홀의 핀 위치가 급경사에 있어 경기 진행이 어렵다는 선수들의 하소연에 KPGA 경기위원회가 핀 위치를 평탄한 곳으로 옮겼다가 일부 선수의 반발로 2라운드를 취소한 사례가 있다. 2007년 경북 경주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서는 강풍 때문에 선수들의 요구로 최종 라운드가 취소됐고 이에 대회장을 찾은 팬들이 집단 반발하기도 했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